◇줄도산 공포에 떠는 협력업체=시작부터 성토가 쏟아졌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자동차 협력업체의 목소리가 컸다. 2차 협력업체인 L사 황모 사장은 "지난달 새모델인 'C200'의 부품을 납품했는데 중도금 10억원을 못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18일 안산상공회의소에서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 50명이 기업은행의 '타운미팅'에 참석해 금융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GM대우의 협력업체 E사 최모 사장은 "아침에 GM대우 임원과 통화했는데 임금삭감을 포함한 자구안을 제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아시아 자동차업체가 줄줄이 부도난 상태여서 상반기만 잘 버티면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들 업체는 결산이 마무리되는 '3월'이 가장 두렵다. 원자재값이 500%까지 뛰고 환율 악재까지 겹쳐 매출이 급감했다. 현대·기아차 2차 협력업체 사장은 "신용등급이 떨어질 텐데, 은행들이 대출을 안해주거나 금리를 아주 높게 받을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인력수급난도 겹쳤다. 한 업체 사장은 "휴업기간에 회사를 떠난 직원이 있어 인력을 충원하고 싶어도 휴업수당을 못받을까봐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휴업기간에 직원을 뽑으면 수당이 끊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신용등급 조정제도 도입을"=이런 지적을 일일이 메모한 윤용로 행장은 우선 "금융위기 등 외부요인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거라면 등급조정제도를 이용해 현 등급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 이를 건의해 긍정적인 답도 얻었다고 전했다.
윤 행장은 또 "보증기관과 손잡고 보증한도를 초과해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 특례보증을 1조5000억원가량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시설자금뿐 아니라 운전자금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산업이 세계 5위라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대기업에 종속된 게 사실"이라면서 "현대·기아차 등과 상생협약을 통해 협력업체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은행의 고충도 털어놓았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는데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다는 비판에 대해 "석달이나 1년단위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금리가 곧바로 떨어지지 않는 구조"라면서 "신용위험도가 높아진 것도 금리하락을 막고 있다"면서 이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