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탓? IT기기 색깔이 야해졌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9.02.2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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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Life~]노트북 등 화려한 색 인기

불황탓? IT기기 색깔이 야해졌다


"불황기, 컬러로 승부한다."

디지털 IT기기가 화려해졌다. 과거 검정색, 은색, 흰색 등 무채색 대신 다채로운 색상으로 수놓은 제품들이 앞다퉈 쏟아져 나오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나 MP3플레이어, PMP 등은 물론 최근에는 휴대폰과 노트북도 예외는 아니다.



한때 재고부담을 이유로 무채색을 유난히 고집해왔던 품목들이지만, 최근 경기불황과 맞물려 이를 타개할 전략으로 '컬러 마케팅'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IT기기, 形·形·色·色 바람



↑HP 넷북 '비비안탐 에디션'.↑HP 넷북 '비비안탐 에디션'.
소니코리아는 올해 바이오 노트북 제품 라인업 가운데 '바이오 CS'를 전략제품으로 내세웠다.

14.1인치형 '바이오 CS'는 소니의 패션 노트북 라인업이다. 지난해 11월까지 럭셔리 핑크, 퓨어 화이트, 블래이징 레드, 젯블랙 등 5가지 컬러 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최근 '베리퍼플'과 '누드베이지' 색상을 갖춘 2종을 추가해 모두 7개 컬러제품을 갖췄다.

노트북 컬러 마케팅의 원조격인 도시바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시 '로맨틱 라인' 시리즈 6개 모델을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다양한 컬러와 함께 도시바가 독자 개발한 코팅기법인 '실크 코팅' 기술을 적용해 실크의 부드러운 감촉과 깊이있는 윤택 느낌을 포인트로 살린 제품들이다.


소비위축 분위기와 맞물려 색상과 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이용자들의 구매의욕을 극대화하는 노트북 업계의 불황기 마케팅 전략이다.

소니코리아 윤택균 바이오 담당 매니저는 "노트북이 휴대폰이나 디카처럼 1인 생활 디지털제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성능과 가격 못지않게 디자인이나 색상 같은 감성적인 측면이 소비자들의 주된 구매잣대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색채에 대한 인간의 감성적 반응이 구매충동과 직결된다는 이른바 '컬러 마케팅'이 최근 경기불황 시즌을 맞아 디지털 기기업계에 전면화되는 양상이다.

PMP와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등 소형 가전제품은 물론 휴대폰과 노트북까지 다채로운 컬러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것.

이는 무엇보다 젊은 소비층들을 중심으로 디지털기기가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하면서 남들과 다른 색상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



더욱이 최근 경기상황과 맞물려 화려함을 통해 어둡고 무거운 마음을 벗어나고자 하는 소비심리와도 직결된다. '경기 침체기 화려한 제품이 더 잘팔린다'는 소비심리학이 적용된 셈이다.

여기에 제조사 입장에선 성능 업그레이드로 제조원가를 늘리는 대신 색상 변화만으로 제품 라인업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도 있다. 한마디로 1석2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지난해 '넷북' 돌풍을 일으켰던 MSI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월 컬러 노트북이 전체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했다. 기대 이상의 반응이다.



MSI코리아 함지영 마케팅 담당은 "디자인과 색상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컬러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휴대폰도 마찬가지다. 스노 화이트, 스카이블루, 피치핑크 등 3가지 파스텔톤 색상으로 차별화한 아이스크림폰 시리즈가 누적판매량 31만대를 돌파하는 등 형형색색의 제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명품' 디지털기기.."특별함을 자극하라"
↑LG전자 프라다폰.↑LG전자 프라다폰.
이같은 컬러 마케팅 바람속에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들도 디지털 기기의 디자인으로 속속 채택되고 있다.



이른바 '역발상'을 노린 명품 마케팅이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보다 특별함을 찾는 소비심리와 맞물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세계 명품 휴대폰 바람을 일으킨 LG전자 프라다폰이 대표적인 사례다. 프라다 디자이너들이 직접 디자인한 LG전자 프라다폰은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100만대 이상이 팔려나갔다.

LG전자가 지난해 11월 영국, 프랑스 등에 내놓은 프라다폰2도 벌써부터 5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인기다.



'싸구려 노트북'으로 인식돼왔던 넷북도 명품 마케팅 바람이 거세다.

HP가 지난해 말 출시한 넷북 'HP 미니 비비안탐 스페셜 에디션'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비비안탐이 제품 디자인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이 제품은 모란꽃에서 영감을 얻은 독특한 디자인이 압권이다.

소니도 `크리스탈 화이트', `올리빈 그린', `가넷 레드', `옵시디언 블랙' 등 순수한 자연의 천연석에서 고혹적인 4가지 색채를 적용한 명품 넷북 '바이오P'를 전격 출시했다. 제품가격은 고급형 기준 159만원. 일반 넷북에 비해 무려 2~3배지만, 근래 출시된 넷북 중 가장 많은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아수스가 이달 출시한 넷북 'Eee PC S101'은 세계적인 명품 크리스털 브랜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인기를 끌면서 이를 채용한 MP3플레이어나 USB메모리 등 소형 디지털기기도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다.

레인콤의 일본법인(아이리버 재팬)이 지난해 일본시장을 겨냥해 '스와로브스키'를 적용한 MP3플레이어 '엠플레이어 스와로브스키' 에디션을 출시했으며, 액센도 USB 메모리에 스와로브스키가 적용한 '아이패션 주얼리 U22'를 내놨다.



◇셀프 디자인도 유행.."내 개성은 내가 만든다"
↑MP3플레이어용 셀프 스킨(이미지 출처;바이미닷컴) ↑MP3플레이어용 셀프 스킨(이미지 출처;바이미닷컴)
아예 출시될 때부터 찍혀나오는 색상 대신 이용자가 직접 자신만의 개성을 연출할 수 있는 셀프 스킨 서비스도 인기다.

더욱이 경기침체로 신제품 구입 대신 '리폼'을 통해 새로운 기분전환을 시도하는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주문량도 크게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MP3플레이어나 노트북, MP3플레이어 등 모델명과 함께 자신의 사진이나 그림을 보내주면 제품에 딱 막게 맞춤형으로 제공된다. 물론 서비스업체에서 제공하는 특이한 디자인의 스캔을 선택해도된다. 바이미닷컴(www.vaimi.com) 등 전문 쇼핑몰과 옥션, 지마켓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바이미닷컴 서정민 대표는 "지난 1월 월 평균 주문량이 6개월 전에 비해 500% 가까이 늘어났다"며 "특히 20~30대를 중심으로 나만의 개성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스킨이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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