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상륙 '오바마 마케팅', 실속 위주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2.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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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상륙 '오바마 마케팅', 실속 위주


"오바마 와인, 한 달 만에 두 배 넘게 팔렸어요."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국내에 상륙한 오바마 열풍이 저가의 실속상품 매출 위주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21일(이하 현지시간)을 전후해 백화점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오바마의 OOO'식으로 홍보 마케팅을 펼쳤다.



젊은 엘리트풍의 첫 흑인 미국 대통령이 현지에서 일으킨 열풍에는 못미쳤지만 '유명인 모방효과'는 톡톡히 누렸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가 직접 사용하거나 착용하는 물품에 관심을 보였다.

오바마 열풍으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은 것은 화이트 와인인 '켄달잭슨 샤도네이'. 오바마가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진 '켄달잭슨 샤도네이'는 최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 백화점에선 한 달 새 판매량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관계자는 "켄달잭스 샤도네이는 오바마 와인으로 알려진 이후 큰 인기를 끌며 평소보다 두 배 이상 팔렸다"며 "유명세를 탄 이유도 있지만 다른 와인보다 비교적 저렴해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없는 점도 장점이다"고 말했다.

이 와인은 한병당 5만원선으로 다른 와인보다 비교적 저렴하다. 백화점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실속선물로 이 와인을 택한다는 게 백화점측 설명이다.

오바마 와인에 이어 오바마 모자도 큰 인기다. 미국 프로야구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열혈 팬인 오바마는 평소에 이 팀의 로고가 새겨진 야구모자를 즐겨쓴다. 지난 2005년 상원의원 시절 이 팀의 개막전 시구도 했다.


이와 관련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로고가 새겨진 야구 모자를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온라인 구매대행 사이트 위즈위드 관계자는 "지난 한달 새 2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즐겨 쓰는 모자로 알려진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이 모자는 현재 2만5000원선에 팔리고 있다.

이외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즐겨 신고 다니는 아식스, 나이키 운동화도 백화점에서 잘 팔리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바마가 사용하는 고가의 명품들은 불황 때문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못했다. 오바마 시계로 유명세를 탔던 태그호이어가 대표적. 이 시계는 오메가나 로렉스 등과 같은 고각의 명품시계다.

태그호이어는 오바마 시계로 알려진 이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고가 제품이라는 점에서 실제 매출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태그호이어 시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미 명품시계로 잘 알려져있다"며 "고가 제품이라는 성격 때문에 오바마가 착용한 시계라고 해서 매출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미국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탄생일을 기념하는 날로 매해 2월 셋째 주 월요일)을 맞아 지난 13일부터 시카고에서 연휴를 즐기고 있다.



40대인 젊은 대통령답게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도 선호하는 그는 이날도 검정색 점퍼와 청바지 차림에 아식스 운동화를 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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