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영화, 국정운영 코드 보인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9.02.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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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1억들여 60만 관객 모은 독립영화 '워낭소리' 관람

-게임 등 콘텐츠 산업 성공에 연일 관심
-경제위기하 '가족간 신뢰' 강조 맞물려
-노 前대통령, 왕의 남자·밀양 등 관람

영화를 보면 대통령의 속마음이 읽힌다?



대통령의 영화, 국정운영 코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한국 독립영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워낭소리’를 관람했다.

경호차량도 없이 극장을 찾아 일반인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이같이 대통령의 ‘수수한’ 관람도 드물지만 대통령이 독립영화를 본 것도 이번이 거의 처음이다.



‘워낭소리’는 팔순 농부와 그의 아내, 그리고 30년간 생사고락을 함께 한 늙은 소의 삶과 이별을 담담하게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워낭소리’는 제작비 1억여원, 마케팅비 3000만원에 불과했지만 독립영화로서는 거의 사상 처음으로 지난 주말 전국 관객 60만명을 돌파하며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는 작품.

경제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이 이 같은 ‘워낭소리’의 성공을 지나쳤을 리 없다.


더구다나 지난 2일 일본의 유명 게임기 ‘닌텐도’를 언급하며 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어 경제위기 하에서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콘텐츠 산업에 대통령의 관심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위기로 가족간의 신뢰, 정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이를 줄기차게 강조해온 이 대통령과 ‘소와 노인의 우정’이라는 감성적 코드가 맞았다는 분석도 있다.



또 이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국정운영의 큰 타격을 입으며 ‘소’와 인연을 맺었던 것을 상기하면 이날 이 대통령의 ‘워낭소리’ 관람이 색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당선인 신분으로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관람한 적이 있으며 대선기간 중에는 ‘마파도2’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

정치적으로 ‘이념’을 강조하기 보다는 ‘재미’와 ‘감동’을 추구한 영화를 주로 고른다는 데서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콘텐츠 산업이 점차 중요시되고 있는데 큰 규모로 기업이 하는 것도 있지만 개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가 보여줬다”며 대통령의 영화 관람 배경을 설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영화’를 즐겨봤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말인 2007년9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를 본후 눈물을 보이기도 해 관심을 끌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밖에 왕권과 보수파 신하들의 갈등을 다룬 ‘왕의 남자’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엿보인 ‘맨발의 기봉이’ 구원과 용서를 주제로 한 ‘밀양’, 친구의 배신, 용서를 다룬 배창호 감독의 ‘길’을 관람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 호남 정서가 물씬 풍기는 ‘서편제’를 감상했다.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투옥된 적이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서편제’를 관람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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