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IB 'OB맥주' 금융자문 독식

더벨 박준식 기자, 하진수 기자 2009.02.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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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맥주 M&A]④'롯데-메릴린치·어피니티-씨티·MBK-모건스탠리 등 모두 외국계

이 기사는 02월11일(11:0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OB맥주 매각을 위한 인수 후보들의 자문사 선정 결과가 사실상 외국계의 완승으로 굳어졌다.



매각 주관사는 지난해 일찌감치 JP모건과 도이치방크로 확정됐다. 두 금융사는 OB맥주 최대주주인 인베브(InBev)가 지난해 70조원 규모의 안호이저 부시(Anheuser-Busch)를 인수할 때 맹활약했던 이른바 '드림팀'이다.

JP모건 등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뒤탈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인수금융 설계를 도맡았다. 이 커다란 그림에 자산 매각 등을 통한 현금 확보(Cash out) 전략을 제안했고 본건을 마무리 지은 이후에 OB맥주와 안호이저 부시 자산 매각 등을 주도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 측은 최근 OB맥주 매각을 위해 JP모건 미국 본사에서 일했던 실무 임원을 홍콩으로 급파했다. 인베브는 주관사의 의견에 따라 오는 18일 홍콩에서 입찰을 시작할 계획이다.

매각 주관사와 마찬가지로 인수 후보들의 자문 역할도 쟁쟁한 외국계 금융사가 모두 독차지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롯데그룹의 인수 책임은 뱅크 오브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된 메릴린치(Merrill Lynch)가 맡았다. 롯데는 기존 거래관계가 돈독한 노무라증권(Nomura) 등 일본계를 제치고 최근 신임이 두터워진 미국계IB를 택했다.


안성은 대표를 핵심으로 하는 메릴린치의 M&A 자문팀은 지난해에도 대한통운 매각을 주도하는 등 해마다 빅딜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메릴린치와 롯데는 지난해 초까지 거래관계가 없었지만 같은 해 10월 네덜란드계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체인 '마크로(Makro)'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신임을 얻었다.

메릴린치는 당시 인수대상의 검색은 물론 거래협상 과정의 궂은일을 모두 깔끔하게 처리해 롯데의 M&A 업무를 총괄하는 국제실과 밀접한 관계가 됐다는 평가다.



사모펀드 중 강력한 후보인 어피니티파트너스(Affinity)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Citi)을 택했다. 박장호 대표가 이끄는 IB사업부의 M&A 자문팀에는 김영민 상무 등이 포진해 있다. 씨티는 두산그룹의 밥캣(Bobcat) 인수와 현대중공업의 대한통운 인수 자문을 맡았던 실적을 갖고 있다.

씨티는 특히 홍콩 본부에 관련 노하우가 충분한 전문 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OB맥주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이 입찰 장소를 홍콩으로 정하고 협상방식을 경매호가식(Ascending Bid)으로 통보하면서 씨티 실무진은 관련 정보를 입수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 본사를 둔 MBK파트너스는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를 낙점했다. 골드만삭스와 함께 지주회사로 전환한 모건스탠리는 리먼 브라더스의 몰락과 함께 투자은행 노하우를 보유한 2대 상업은행으로 남게 됐다. 류재욱 대표의 기업금융부와 홍콩의 오피스는 최근 국내 기업 관련 딜에서 실패한 오명을 OB맥주 인수 성공으로 만회할 방침이다.



이밖에 OB맥주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다른 사모투자펀드(PEF)들도 자문사 선정을 위해 외국계 금융사를 접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딜 규모가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금융권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단독 자문을 맡은 국내 금융사는 한곳도 없다"며 "인수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은행계 자문사들이 공동 자문사 자리를 알아봐야 될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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