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단순매입 "시기 상조"

더벨 황은재 기자 2009.02.09 16:18
글자크기

"금리 올랐다고 단순매입?..명분없다"

이 기사는 02월09일(15:4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미국이 국채 직접 매입방안을 마련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같은 행보를 취할지 관심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추경 편성으로 불거지고 있는 수급불안 우려를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으로 잠재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장 2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전후로 실시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한은이 금리인하폭을 제한적으로 가져가면서 국채 시장 안정을 위해 단순매입을 실시할 것이란 예상이다.

단순매입 카드를 쓸 정도로 시장 상황이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현 시점에서 단순매입 사용은 소모적이라는 설명이다. 한은 역시 같은 입장이다.



◇ 한은, 국고채 단순매입 시나리오 '솔솔'

2007년 11월 한은은 채권시장이 패닉을 보이자 1조2000억원어치 국고채를 매입했다. 1년 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한은은 다시 1조원어치 국고채를 단순 매입했다.

그리고 올해 1월말~2월초 채권금리가 4일만에 0.48%포인트나 급등했고 2월초 들어서 급등락 국면을 보이면서 채권시장 안정을 위한 한은 '소방수'(국고채 단순매입)에 대한 기대가 나타나고 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한은이 25bp 금리를 내린다면 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이 단순매입 등과 같은 시장 안정화조치를 함께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단순매입, 명분 찾기 어렵다"



국고채 단순매입을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다. 채권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단순매입을 하기는 어렵다. 추경 실시에 따른 국고채 발행 증가 우려는 아직까지 우려일 뿐이다. 추경 규모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은행권 채권딜러는 "확정되지 않은 추경을 놓고, 불안 심리를 누그러뜨리는 차원의 단순매입은 무모한 유동성 공급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도 "한은이 단순매입에 나서려면 구체적인 명분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며 "지금은 마땅한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2월 금통위에서 예상외로 파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한은 역시 국고채 단순매입은 아직까지 소극적인 모습이다. 복수의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인하 기대 폭 감소, 국채 공급 증가 우려, 공사채 발행 확대 등이 채권금리를 끌어올렸다"며 "단순매입이 필요한 상황인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오히려 시장에서 추가 강세를 위한 루머(소문)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외국은행 채권딜러는 "기준금리를 한은이 내릴 수 있는 최하한선까지 내린 이후 국고채 금리 등 양적 완화 정책을 택해 장단기 채권 금리를 조절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