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 붕괴없다, 편히 주식투자하라"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9.02.07 14:33
글자크기

[전문가에게 듣는다④]윤석 CS證서울지점 전무

"1000 붕괴없다, 편히 주식투자하라"


윤 석(사진) 크레디트 스위스(CS) 증권 서울지점 리서치헤드(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바이 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대다수 외국계 증권사들이 한국증시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Cautious)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윤 전무는 지난해 4분기부터 한국주식을 사라고 권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한달여만에 1200을 다시 돌파한 6일에도 윤 전무는 "한국증시가 올해 다시 1000 밑으로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코스피 지수가 올해 최대 1500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시장일각의 '1000 재붕괴' 우려 때문에 주식시장 참가를 꺼리는 개인들은 이제부터 마음 편하게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마이너스 4%대 경제성장률(IMF)과 반토막난 기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윤 전무가 '낙관론'을 견지하는 논거는 크게 3가지. 무엇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한국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글로벌 경기침체속에서 IT 철강 조선 대표업체들의 재무구조와 제품경쟁력이 돋보이면서 오히려 시장지배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호재라는 게 윤 전무의 분석이다.

"올해 1000 붕괴 없다...최대 1500까지 상승"



두번째로 한국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꼽았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와 달리 시중은행들이 정상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점은 한국경제의 강점중 하나라고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 12월이후 은행채의 신용스프레드가 급속히 축소되는 등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이 하향안정되고 있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즉 추가부실의 우려도 상존하지만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그 비용도 점차 낮아지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번째로 미국 신용시장이 안정될 경우 원화강세를 기대할 수 있는 점도 올해 한국증시를 좋게 보는 이유로 제시했다. 미국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가동하면 현재 제값을 못 받는 원화가 정상회복될 수 있어 한국증시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윤 전무는 원/달러 환율이 연말쯤 120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요인들을 거론하면서 윤 전무는 "기업이익 하향, 마이너스 경제성장률 등 악재보다는 긍정적 변화에 더 주목해야 수익률 게임에서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CS의 한국 리서치를 총괄하고 있는 윤 전무는 국제금융지인 <아시아머니> 투표에서 국내 제1위를 기록한 금융과 투자전략 전문가다. 연세대와 뉴욕대학 MBA 출신이다.

반도체, LCD가 글로벌 산업재편 최대 수혜



- 외국인들이 올들어 한국주식을 1.8조원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바이 코리아’로 선회한 것인가.
▶ 완전히 선회했다고 낙관하기에는 다소 이르다. 연기금펀드나 뮤추얼펀드 등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금융위기 이전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이들이 안전자산을 여전히 중시하는 상황에서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비중 확대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특히 지난해 외인들이 한국주식을 매도한 요인들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GDP대비 가계부채비중이 높고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가계부채 축소압력으로 내수 증가를 기대하고 힘들다. 또한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라 글로벌 경기침체는 한국경제에 상당한 부담이다. 이같은 특징을 잘 아는 외인들은 선뜻 한국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기 힘들다.

- 그럼 최근 외국인 순매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 일부 투자자들이 한국주식을 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체적으로 한국증시에 대해 비중축소(Underweight)를 유지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몇가지 긍정적인 신호를 보고 일부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특히 미국 신용경색 해소와 한국기업 경쟁력, 원화저평가 등을 긍정적으로 보는 외인들이 선별적으로 한국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하나 더 부연하자면 아직 순매수에 나서지 않는 외인들도 지난해처럼 적극적으로 매도하기는 힘들다. 이미 한국주식 비중을 크게 낮춰 놓은 상황에서 추가 매도는 어렵다.



- 독일 키몬다 등 경쟁업체의 자금난으로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 LCD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이 글로벌 구조조정의 수혜를 받을 것인가.
▶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로벌 '빅 플레이어'의 퇴출을 성급하게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하이닉스가 한국정부의 지원으로 회생한 것처럼 대만 독일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도 쉽게 퇴출당하지 않을 것이다. 각국 정부의 직접지원이든 아니면 은행을 통한 자금지원이든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연명할 것으로 본다. 미국 자동차 업체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한국기업의 상대적인 수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자금난을 겪고 있어 신기술개발이나 마케팅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런 기회를 한국기업들이 활용한다면 시장점유율 확대기회로 삼을 수 있다. 또한 최근 원화약세도 한국 수출기업엔 유리하다. 경기침체로 수요증가를 기대하기 힘들지만 제한된 수요를 놓고 외국업체에 대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자동차주, 일본업체 대비 가격메리트 없다"



-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 등으로 최근 현대차 주가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 글로벌 산업개편의 수혜는 IT기업이 가장 많이 누릴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은 세계시장에서 기술과 영업경쟁력에서 정상급이라고 할 수 이다. 이들은 경쟁업체들의 어려움을 틈타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당연히 이들 업체의 주가도 산업재편의 효과를 볼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는 다르다. 솔직히 일본 도요타와 비교하면 현대차가 여러 면에서 뒤처지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 엔고로 토요타가 현재 고전하지만 지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주가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현대차의 밸류에이션이 토요타에 비해 결코 저렴하지 않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엔고로 고전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토요타와 다양한 호재들이 선반영돼 저평가 매력이 줄어든 현대차 중 어느 것을 사겠는가.

- 올들어 중국 브라질과 더불어 한국증시가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투자자들은 ‘1000이 재차 붕괴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관망중이다. 재차 1000 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는가.
▶ 올해 코스피가 1000을 재차 밑도는 경우는 없을 거라고 본다. 부실기업 퇴출이 본격화되면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 하락폭은 제한적이다. 오히려 상단을 좀 더 열어야 한다. 올 하반기 기업이익 회복과 글로벌 신용경색해소, 원화절상 등을 감안하면 최대 1500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 보다 공격적이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한국증시를 바라봐도 좋다고 본다.



- 시중 부동자금이 500조가 넘는다. 투자대상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견해가 많다.
▶ 반은 맞고 나머지 반은 틀린 얘기다. 지금은 구조조정보다는 시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구조조정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나 양자중 우선순위를 택하라고 한다면 시장정상화가 먼저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기업의 자발적인 또는 정부주도의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은 맥을 잘 짚고 있다고 본다. 시장정상화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가령 회사채 시장이 정상가동할 수 있게 펀드를 만들어서 B등급 회사채를 매수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은행채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있다. 강남 3구의 부동산 규제를 풀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정부 의도도 이런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부실기업은 과감히 퇴출해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제일제당 KB지주



- 북한이 최근 남북한 긴장관계를 고조시키는 잇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사일 발사위협 등 북한의 군사위협이 한국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나.
▶ 현시점에서 한국증시는 이같은 북한조치들을 거의 무시하고 있다. 미사일을 실제 발사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체제붕괴 이전까지는 북한 이슈가 한국증시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갈등은 무시해도 좋다.

- 올해 양호한 수익률을 낼 종목을 추천해 달라
▶ 한국증시를 좋게 보는 기준에 부합되는 종목을 선정하면 된다. 재무적 안정성과 글로벌 산업재편의 수혜를 입는 종목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를 비롯해서 LG전자 (110,100원 ▲600 +0.55%)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 포스코 (375,000원 ▼500 -0.13%) CJ제일제당 (310,500원 ▼11,500 -3.57%) KB금융 (83,600원 ▲1,100 +1.33%)지주 등을 올해 유망종목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