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이코패스 테스트는 '가짜'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2.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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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이명근 기자


최근 온라인상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사이코패스 테스트(PCL-R)가 지난 3일 강호순이 경찰에서 받은 테스트와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에 확인 결과,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PCL-R'의 단답형 20개 문항은 실제 검사의 문항과 같았지만 10개의 상황설정 테스트는 누군가 임의로 만들어 유포한 가짜 검사다.



20개의 단답형 문항으로 이뤄진 검사도 자가진단하면 의미가 없고, 전문가 입회하에 검사 대상자의 과거 기록을 비교·분석하며 진행해야 한다.

강호순을 직접 검사한 경기지방경찰청 공은경 경장은 "강호순이 받은 테스트는 출판사 학지사의 심리검사연구소에서 나온 것으로 모든 판권은 그쪽에 있다"며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사이코패스 테스트는 근거가 없는 엉터리다"며 "실제 테스트는 당사자가 스스로 검사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전문가가 당사자의 성장환경 등을 조사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하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면 가짜 테스트는 어떻게 진짜 검사지로 둔갑돼 인터넷에 떠돌아다녔을까.

원본 테스트의 판권을 갖고 있는 학지사측은 일부 언론의 보도 과정에서 테스트가 곡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네티즌들이 언론 보도를 접하고 임의로 테스트 문항을 만들어 각종 게시판에 퍼뜨렸다는 것.


학지사 관계자는 "테스트 문항이 어떻게 인터넷상에 퍼졌는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일부 언론에서 테스트와 관련된 기사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테스트 구성과 진행 방법에 대해 공개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전문가를 통해 이 테스트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경기 서남부 연쇄살해범 강호순이 심리 검사(PCL-R)에서 사이코패스로 판정된 것으로 알려진 지난 3일 이후 인터넷에선 이 테스트 전문이라고 소개된 검사가 큰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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