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1월초 1200과 2월초 1200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2.0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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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200 돌파 때도 美 고용지표 발표 후 하락반전

1월초와 비슷한 양상이다. 적어도 투자 주체들과 지수 움직임만을 보면 그렇다. 연말연초 외국인은 6일 연속 '바이 코리아'에 나섰고 코스피지수는 1200선을 돌파했다. 최근의 지수 상승에도 외국인이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도 1150선에서 1195.37까지 올라와 다시 1200선 문턱까지 왔다.

달라진 점은 거시 변수들이다. 당시는 온통 잿빛 지표들 속에서 정책 기대감과 외국인들이 과도하게 매도했던 한국 시장을 포트폴리오에 다시 담는 과정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펀더멘탈은 여전히 악화 추세이지만 미 주택시장과 서비스업 상황 등 일부 지표들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또 키몬다의 파산 등의 영향을 받은 IT주와 현대차 등 자동차주가 주도주로 나서며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경기지표에 대한 투자자들의 내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같은 상황 변화와 외국인의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증시를 끌어 올리고 있다.

다시 1200선을 돌파할 수 있을까. 추가 상승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관련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주가가 직전 고점 수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한층 강화되고 주식형 펀드의 환매 증가로 투신권의 매수 여력도 감소할 수 있다"며 박스권 상단 돌파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전일(4일) 미국 증시는 하루만에 다시 미끄러지며 8000선이 재붕괴됐다. 유럽이 상승했고 우리 증시가 최근 선진시장과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상대적 강세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은 그만큼 커지고 있다.

1200선을 돌파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1200선을 일시적으로 넘더라도 안착하기는 더 힘들어 보인다. 6일에는 미국의 고용시장 동향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국 시장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가 바로 '고용'이다. 최근 미국 기업들의 대량 감원이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1월 실업률은 더 높아지고 일자리는 더 많이 없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1월초 코스피지수가 랠리를 벌이며 1200선에 이르렀던 당시에도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이후 외국인은 순매도로 돌아섰고 코스피지수도 하락 반전했었다는 점이다.

빠르게 업종이나 종목을 갈아탈 자신이 있는 투자자라면 배팅을 해도 되겠지만 그럴 자신이 없는 투자자라면 한번 정도 쉬면서 추세를 확인한 이후 들어가도 늦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매크로에 대해 지나친 자신감을 갖는 것은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식의 다소 빠른 반응이 아닐까 한다"며 "조금 느리게, 혹은 동 튼 이후에 사후적으로 대응해도 늦지 않을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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