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호재에 '흠집' 사흘째 약세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2.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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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폭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국채발행 증가 부담

채권시장이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시사하고, 이는 곧 국채 발행 물량이 늘어 수급에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정책이 다소 수그러 들었다는 점도 채권시장에 악재다.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지면 그간 금리 하락(가격상승)을 이끌던 재료에 흠집이 생긴 셈이어서 금리 반등(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19%포인트 오른 3.78%, 국고채 5년물 금리는 0.34%포인트 상승한 4.41%로 마감했다.

신용등급 'AA-'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전일대비 0.20%포인트 상승한 7.49%, 3개월짜리 기업어음(CP) 금리는 전일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3.94%로 마쳤다.



채권시장은 최근 들어 단기간 하락한데 따른 조정 심리가 강해 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두고 그간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읽히면서 채권 시장에 약세로 작용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채발행 증가에 따른 수급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고채 10년물 이상 장기물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므로 정부가 상당기간 국고채 3년과 5년물의 발행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국채 금리 움직임도 우호적이지 못하다. 박 애널리스트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과 아시아의 채권 금리가 상승 반전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어 국내 채권시장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의 관심을 모은 국고채 3년물 입찰은 예상외로 강했다. 국고채 3년물 2조2500억원 입찰에 3조2950억원(응찰률 146.44%)이 몰려 금리 3.58%에 낙찰되는 등 물량을 무난히 소화했다. 국고채 1년과 3년물은 장기물에 비해 금리 상승폭이 낮아 장·단기별 차별화 현상을 보였다.

다만 국고채 3년물에 밀려 한국가스공사 3년물 1000억원 입찰은 유찰됐다. 한 채권 관계자는 "아직 단기물에 대해선 중·장기적인 매수 심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신용채권의 경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철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용채권은 구조조정 등 본질적인 개선 없이 진행됐던 강세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최근까지 강세를 보였던 회사채 역시 조정 위험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물론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차)가 일방적으로 상승하지 않겠지만 아직 고점까지 올라갔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우량 신용채 단기 영역은 신용 리스크 회피와 만기 보유로 인한 수익 추구 시도와 맞물려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채선물 3월물은 전날보다 66틱 하락한 111.66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채선물은 개장 후 등락을 반복하며 분위기를 타진하다 약세로 돌아선 후 낙폭을 키웠다.



증권사와 외국인이 각각 8281계약, 3421계약 순매도해 시세 하락을 압박했다. 또 주택금융공사의 매도 헤지 물량으로 추정되는 기타법인의 1868계약 순매도 물량도 약세에 영향을 줬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3년물 응찰율이 140%를 넘으며 선전했지만 반짝 강세가 끝난 5년물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었다"며 "여기에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무겁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도 순매도를 늘리고 주택금융공사로 추정되는 기타법인의 매도세도 맞물려 하락폭 확대에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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