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글로벌 위기대처 진용'으로 일신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9.01.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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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슬림한 현장 조직으로 탈바꿈

삼성이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새 진용을 짰다.

'새 삼성'을 위한 인사가 지난 16일 사장단 인사에 이어 19일 임원 승진 인사에서도 이어졌다. 조직을 '젊은 인재'로 교체해 날렵한 몸매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인사였다.

조직을 슬림화하고 인력을 현장중심으로 재배치하는 한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젊은 삼성 만들기=삼성그룹은 지난 16일 사장단 인사에서 '만60세 이상 CEO'를 퇴진시키고 약 20명의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어 이날 부사장 17명을 포함해 274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했다.

사장단이 60대에서 50대중반로 대폭 젊어지면서 그 아래 임원진들도 크게 젊어졌다. 이번 상무 승진 대상은 삼성 공채 기수로 26~27기(86년 87년 입사자)로 40대 후반이다.



사장단과 상무 사이의 연령층이 한층 얇아졌고 장기 승진에서 누락된 고참 임원 상당수가 일선에서 물러나는 형식으로 조직을 젊게 만들었다. '젊은 피' 수혈을 통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글로벌 위기를 빠르게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슬림화된 삼성 만들기=임원 규모의 축소는 사장단 인사에서 이미 예견됐다. 사장 수가 줄어들면서 임원의 자리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 관계자는 임원축소 규모와 관련 "전체 임원수가 얼마나 줄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지만 20~30%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 내외에서는 대체적으로 전체 임원 규모가 10% 가량 줄어들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은 그룹임원 1600명 가운데 10% 가량을 줄여 1400명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에 신규로 157명이 상무로 승진한 점을 감안해 1400명 정도의 임원을 유지하려면 현직에서 300명 이상이 물러나야 한다. 삼성은 오는 21일 조직개편 과정에서 보직인사를 통해 임원 군살빼기에 나선다. 삼성은 또 임원의 연봉을 10~20% 가량 줄이고 복리후생을 축소하는 것으로 경비절감을 통한 슬림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삼성의 한 계열사 사장은 현 상황이 IMF 때 보다 더 큰 위기 상황이라며 IMF 당시 조직을 분리하고 분사시켜 30%까지 조직을 슬림화했던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현장으로 간 삼성=삼성은 이날 임원인사를 마치고 오는 21일 단행할 조직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를 6개 총괄에서 디바이스솔루션부문과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문으로 이원화하면서 기존 부서원들의 소속이 변경되는 것은 물론 일부는 지역사업장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또 기존 총괄 내 사업부들도 통합과정을 거쳐 현장에 가장 적합한 조직으로 탈바꿈한다.

다른 계열사들도 삼성전자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익성이 없는 조직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현장에 재배치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승진에서도 현장 중심의 승진인사가 단행된 점도 현장중시 경영이 가속화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승진자 중 '자랑스런 삼성인상' 수상자나 영업 마케팅 기술 등 현장 인력의 승진율이 높았다.

전체 승진임원 247 중 94명(38%)이 연구개발 및 기술직이고, 신임 임원 157 중 22명(14%)이 해외마케팅 분야 간부들인 점은 현장경영을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이와 함께 삼성의 브랜드 가치제고와 대외창구 역할도 강화된다. 사장으로 승진한 장충기 삼성물산 보좌역이 브랜드관리위원장을 맡아 삼성의 브랜드 가치제고에 힘을 쏟는 한편, 이인용 삼성전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신설되는 '삼성커뮤니케이션팀'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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