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바이러스 전쟁 시작되나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9.01.1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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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활성화와 맞물려 '바이러스' 등장 경고 잇따라

# 직장인 K씨는 어느날 친구에게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돈 을 급하게 빌려달라'며 은행계좌번호가 함께 적힌 자신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확인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그때서야 K씨가 실제 자신의 휴대폰에서 동일한 메시지가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모든 지인들에게 발송됐다는 것을 알았다. 휴대폰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자신도 모른채 자신을 가장한 '피싱 메시지'가 보내진 것이다.



이는 가상상황이다. 그러나 조만간 모바일 바이러스로 인해 이같은 피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보안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PC처럼 독자적인 운영체제(OS)와 프로그램을 탑재한 고성 능 스마트폰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다, 오는 4월 한국형 무선 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 의무탑재 고시 해제와 맞물려 해외 스마트폰들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출시되기 때문이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위피 의무탑재 폐지와 더불어 외산 휴대 폰 보급이 활성화될 경우, 모바일 바이러스와 악성코드가 국내에서도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모바일 악성코드를 악용한 개인정보 유출이나 불법 스팸발송 및 문자메시지 전송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휴대폰 오작동 유발..'정보서비스 이용료 폭탄'까지

다행히 아직까지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악성코드는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개방형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외산 단말기에서는 이제까지 약 400여종의 모바일 악성코드가 발견됐다.

지난 2004년 6월 심비안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에 감염되는 '카비르' 웜과 같은해 11월 발견된 '스컬스' 등이 대표적이다.

2005년 3월에 발견된 '콤워리어'는 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MMS)를 이용해 자기자신을 복제하는 바이러스로 주목을 받았다. 이 웜은 휴대폰에 저장된 주소록을 이용해 자기자신을 MMS를 이용해 전송한다.

또한 블루투스 기능이 활성화돼 있을 경우, 블루투스를 이용해 자기자신을 복제한다. 이 경우, 공연장 혹은 스포츠경기장 등 군중이 많이 모인 장소에선 짧은 시간에 다수에게 무제한 확산 될 수 있다.

이들 모바일 악성코드에 감염되면 사용자 정보나 사용자가 저장한 응용 프로그램을 바꾸거나 삭제할 수 있다. 또한 메모리나 배터리 등 시스템 리소스에 끊임없이 부화를 일으켜 단말기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전화번호부 등 사용자 정보를 빼가거나 문자메시지로 스팸을 보낼 수도 있다.

이뿐 아니다. 자칫 이통사의 부가서비스에 접속해 휴대폰 사용자에게 막대한 금전적 손실까지 끼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에서 적잖은 위협이 될 전망이다.

◇이통사, 단말기업체 '발등의 불'

모바일 바이러스의 피해 경고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동통신사나 휴대폰 단말기 제조사들에게 있어 모바일 보안은 이미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 (78,400원 ▼500 -0.63%)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T옴니아'폰에는 안철수연구소의 모바일 백신이 탑재돼있다. 혹시 모를 악성코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 (51,900원 ▼100 -0.19%)KTF (0원 %), LG텔레콤 (9,820원 ▼90 -0.91%) 등 이동통신 3사도 한국정보보호진흥 원과 업무협약을 체결, 국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바일 바이러스를 사전 대응할 수 있는 공동 대응체계에 나섰다.

문제는 사내 이메일과 연동해 첨부파일까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는 등 휴대폰의 고성능화와 맞물려 유선 인터넷환경에서처럼 선제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것.

안철수연구소 (63,300원 ▼400 -0.63%) 관계자는 "당분간 모바일 기기 사이에서보다는 PC 와 연동되는 컨버전스 환경에서 악성코드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 이 높다"며 "앞으로 모바일 악성코드 공격이 본격화되면 PC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감시되는 백신제품이 기본사양으로 탑재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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