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어디까지… 1.0~2.0%?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9.01.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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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망, 최악에서 다소 완화...추가인하 여력 확보 감안

한국은행이 9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렸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는 수준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당초 0.25%포인트 인하에 무게를 뒀지만 이날 정례회의 결과 0.50%포인트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연초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 및 실물 부문의 위축에 따라 지속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내릴 지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성장형 경제구조인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인 '1.0~2.0%'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0.75%포인트의 인하를 점치기도 했다. 지난달 시장 예상을 깨고 1.0%포인트 인하한 전례를 감안할 때 다시 '깜짝쇼'를 펼칠 것이란 기대였다.



한은의 경기진단은 여전히 어둡다. 하지만 이번 전망은 지난달에 비해 다소 희망적으로 변했다. 경기진단의 키워드를 '빠른 성장감속'에서 '성장률 인하 가능성' 쪽으로 옮겼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직후 배포한 '기준금리 인하 이유'에서 "최근 국내 경기는 소비, 투자 등 내수 부진이 한층 심화되고…신용경색 등 금융시장 불안 지속으로 향후 성장의 하향위험도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전망과 비교해 긍정 전망이라 할 수 있다. 금통위는 지난달 "한국 경제는 국내외 금융 및 실물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국내외 수요 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성장 감속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에는 '빠른 성장 감속'에 초점을 뒀지만, 이번 금통위에서는 '성장의 하향 위험' 수준으로 경고음이 작아졌다. 하향 위험이란 올 경제성장률이 한은 예상(2.0%)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빠른 성장감속이란 전망에 비해 비관적인 색채가 줄어들었다.

한은은 최근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부터 하향세를 유지하고 있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은 물론 회사채 등 크레디트물의 금리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도 외국인 순매수에 따라 상승세를 유지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미약하나마 '훈풍'이 불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의 이번 금리 결정은 시중 유동성 확대와 추가인하 여력의 확보를 놓고 '황금률'을 내놓았다는 평가다. 기준금리를 낮춰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과 자금조정예금에 쏠리는 시중은행의 부동자금을 기업어음(CP), 회사채 등 크레디트물 쪽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려는 조치다.

동시에 이번 금통위에서는 향후 기업 구조조정의 본격화 등으로 금융 및 실물 부문이 크게 악화될 경우 기준금리를 재차 전격 인하할 여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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