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불린 홈플러스, 수수료도 '이마트'만큼

박창욱,박희진,김성휘 기자 2009.01.0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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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유아복부터 매출수수료 2%p 인상, 남성·여성복도 예정

홈에버 인수로 111개 점포로 덩치를 불린 홈플러스가 입점업체들의 매출수수료를 업계1위인 신세계 이마트(119개 점포)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회장 이승한)는 지난 1일자로 유아동복 입점업체들에게 수수료 인상을 통보, 최고 2%포인트까지 올렸다. 이번 1~2%포인트 인상 조치로 유아동복 입점업체 수수료는 평균 25%선으로 높아졌다. 최고 28%까지 수수료를 무는 브랜드도 있다.



홈플러스는 남성복·여성복·캐주얼 매장 수수료의 경우 일단 현 수준을 유지하되 오는 3월과 9월의 재계약 시점에 인상 여부 등 계약 조건을 다시 세부적으로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남성복·여성복·캐주얼 매장의 수수료는 평균 20% 선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유아동복은 이번 인상으로 이마트와 비슷한 수준이 됐지만 남성복·여성복·캐주얼은 수수료가 이마트에 비해 낮다"고 말했다.



수수료가 가장 높은 이마트까지 만약 인상 대열에 동참하면 입점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마트측은 "수수료는 개별 계약사항으로 영업비밀이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통업계에서는 대략 25% 수준으로 보고 있다.

유아동복만 시기를 앞당겨 수수료를 인상한데 대해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지난 연말 부진했던 매출을 보전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홈에버 인수 후 리뉴얼 비용 등으로 추가자금이 더 필요해졌다"며 "이번 수수료 인상도 일종의 입점업체에 대한 '고통분담'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인수한 옛 홈에버 매장도 홈플러스 매장으로 리뉴얼이 끝나는 대로 수수료를 기존 홈플러스 수준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예전에 홈에버와 했던 계약 조건을 다시 조정하는 차원일 뿐, 일괄적으로 수수료를 올리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리뉴얼 후 올린 것도 있고 내린 것도 있다"며 "리뉴얼한 상암점의 경우, 의류 수수료를 23%에서 21%로 내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홈에버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운 홈플러스는 2010년까지 업계 '1위' 이마트를 제치겠다는 목표다. 업계1위 탈환을 천명한 홈플러스가 수수료부터 이마트 수준으로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입점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 유아복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수수료를 연초부터 올렸고 이마트도 조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매장을 뺄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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