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제로'보다 '헬리콥터'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12.1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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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일 이동평균선 돌파 가능성 커져

“1%이던 목표금리를 0∼0.25%로 하향 조정한다.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향후 FOMC의 정책은 금융시장 기능 회복을 지원하고 경제를 부양시키기 위해 공개시장 조작과 통화공급 증가를 수반하는 여타 수단 이 될 것이다.”

지난주 한국은행의 깜짝쇼(기준금리 1%p 인하)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깜짝쇼를 펼쳤다.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제로금리의 여파로 달러 가치는 급락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FRB가 양적완화 정책의 본격적인 시행을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발권력을 동원해 시장에서 각종 채권을 매입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다. 금리를 낮춰도 필요한 곳으로 자금이 흐르지 않는 상황에서 FRB가 필요한 곳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지금 같은 시기에 금리인하보다 좀 더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리겠다”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처럼 헬리콥터를 띄우는 셈이다.

이로써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인 밝힌 ‘신뉴딜정책’과 강력한 경기부양적 ‘통화정책’
이라는 쌍두마차를 바탕으로 내년 급격한 경기하강에 싸울 준비태세를 마쳐가고 있다.



뉴욕 증시는 예상밖의 금리인하에 예상대로 폭등했다. 다우지수는 4.20%, 나스닥은 5.41%, S&P500은 5.14% 급등했다.

이번주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미 자동차 '빅3'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지만 부시 행정부는 미 자동차 ‘빅3’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방안과 관련,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으며 신속하게 움직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이틀간 5% 넘는 상승률을 보였지만 오늘 하루 우리 증시는 또 한번 랠리를 즐길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번번히 직전에서 미끄러졌던 6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FOMC 다음날 코스피는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다”며 “고객예탁금이 늘어나고 있고 금리 스프레드가 줄어드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FRB의 기대 이상 금리인하에 힘입어 우리 증시는 6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을 극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물론 단기 랠리라는 시각은 여전하다. 정책에 의한 상승일 뿐 펀더멘탈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나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동성 공급 조치로 시장은 다시 한 번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므로 단기랠리는 즐겨도 좋을 것"이라며 "하지만 펀더멘털이 센티먼트(심리) 개선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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