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네마녀'와 작별 이후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2.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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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인하 효과, 외국인 매매동향 주목

'네 마녀'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휴가를 떠났다. 쿼드러플위칭데이(지수선물ㆍ옵션ㆍ주식선물ㆍ주식옵션)를 맞아 우려하던 마녀들의 심술은 기우로 끝났다.

다만 11일 코스피시장은 한국은행의 사상 최대폭인 1%포인트 기준 금리인하라는 호재를 호재답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과 '과유불급(過猶不及)' '선반영'측면 모두 증시가 이미 반영하면서 호기를 부리지 못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제 관심은 무사히 보낸 만기일 이후 코스피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에 초점이 모아진다.

한국은행의 대폭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서서히 약발을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은이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인하율을 제시했지만, 당장 약효가 드러나기보다는 천천히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투자정보파트장은 "만기일 이후에는 일단 유동성 기대감에 따른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적으로는 60일 이동평균선에 대한 돌파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는 동안 종가 기준으로 1006.54에서 1154,43까지 14.7% 급등했다. 심리선이라고 일컬어지는 20일 이동평균선(1047.25)를 넘어선 데 이어 수급선인 60일 이평선(1178.91)에 근접한 상태다.

오 파트장은 "수급선인 60일 이평선을 뚫는다면 '패닉에 대한 공포'가 대부분 사라지는 것으로 의미하면 된다"며 "최근 국내증시뿐 아니라 글로벌증시 모두 정부정책에 의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오름세가 연장될 여지는 큰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금리인하가 시차는 두겠지만, 시장 기대와 빠른 속도로 일반 시장금리 하락으로만 이어지면 반등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내놨다.

외국인 매매동향이 향후 국내증시의 60일 이평선 돌파와 수급 안정심리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오 파트장은 "11일 외국인들이 동시호가에서 매물을 내놓으면서 955억원을 순매도하기는 했지만 12월 들어 427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60일선을 넘으면 전반적인 상승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은 큰 편"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은 "한은의 대폭적인 금리인하 효과는 당장 주가에 대한 호재로 논의될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명 호재로 작용할 여지는 크다"고 설명했다.

류팀장은 "한은의 금리인하와 한중통화스와프 확대, 쿼드러플위칭데이 등 단기재료 소멸로 증시는 눈치보기식 흐름에 기댈 수 있다"고 관망했다.



일단 시장을 둘러싼 재료가 밑천을 다 드러낸 상황에서 상승세가 주춤거릴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류 팀장은 "이번 상승은 호재도 있었지만 국내외 고용지표 악화와 경기침체 우려 등 힘든 과정에서도 올라온 저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재하락 위험은 드물다"고 덧붙였다.

이날 쿼드러플위칭데이에서 외국인들의 지수선물 스프레드 매도포지션이 앞선 만기일에 비해 크게 줄어든 대목도 급락 가능성을 희석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문주현 현대증권 선물시황팀 연구원은 "9월에서 12월 만기일로 넘어온 외국인들의 스프레드 매도포지션은 2만3000계약이었다"며 "이번 만기일에서 내년 3월물로 넘어간 외국인 스프레드 매도포지션 규모는 3580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스프레드 매도포지션을 차기월물로 많이 가져간다는 의미는 일반적으로 국내증시를 여전히 좋지 않게 본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에 외국인들은 내년 3월물 스프레드 매도포지션을 3500계약 정도로 앞선 만기일 당시에 비해 7분의 1수준 가량만 넘겼다.



문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들이 지수선물을 많이 매수해 이번에는 차기월물로 넘길 게 없어진 것으로 관측된다"며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 대한 시각의 변화가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선회될 가능성도 엿보인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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