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에어 부도, 저가항공 재편 '신호탄'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12.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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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고환율+여행객 감소+과당경쟁' 4중고로 업계 재편 가속화

영남에어가 4일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저가 항공업계에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고유가와 고환율, 여행객 감소, 과도한 경쟁 등 4중고를 겪으면서 시장재편 징후가 감지됐던 게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는 것.

그동안 저가 항공업계는 시장 규모에 비해 업체가 난립해 있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아왔다. 2005년 한성항공이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한 뒤 제주항공(애경 계열), 영남에어, 진에어(대한항공 계열),에어부산(아시아나 계열) 등이 속속 발을 들여 놓았다.



이런 가운데 제주항공이 200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398억원의 적자를 봤으며 한성항공은 출범 이후 올 상반기까지 272억원의 누적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올 들어서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여파가 직격탄이 되면서 경영난이 가중돼 왔다.

이에 따라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한성항공이 지난 10월 중순 운항을 중단했다. 영남에어의 경우 지난달 11일부터 부품교체 등을 이유로 운항을 일시 멈춘 데 이어 지난 1일 부산-제주, 제주-대구, 김포-제주 등 하루 6회 노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했다.



영남에어는 지난 7월 취항한 이후 누적적자가 60억원에 달했으며 취항 초기부터 밀린 착륙료, 사무실임대료, 공항이용료 등 7700여만원을 부산공항공사에 내지 못하고 직원들 임금도 수개월째 밀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첫 운항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군산의 이스타항공은 이달말로 운항을 미뤘으며 울산의 코스타항공은 지난 8월 제트여개긱 1대를 도입해 시험운항까지 마쳤지만 연내 취항이 불투명한 상태다. 중부항공, 퍼플젯 등의 출범은 기약이 없다.

저가 항공업계는 사실 출범할 때부터 탄탄한 자본과 항공사업 노하우를 가진 모기업을 둔 진에어, 에어부산 등을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들이 난기류에 빠질 것이라는 예상을 해 왔다. 출혈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결국은 강자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를 외국에서 빌려 운항하고 있는 저가 항공사들은 고환율로 인해 환차손이 커졌고 고유가와 여행객 감소라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진에어, 에어부산 등 모회사의 자금력과 인프라를 공유하는 업체들이 선전하면서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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