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와이브로' 딴죽걸기 왜?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2008.12.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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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와이브로는 틈새기술로 전락"

"와이브로는 틈새 기술이 될 수 있다. 우리는 4세대(4G)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인 LTE 관련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4세대 이동통신에서는 LTE 기술을 배려해 주파수를 할당해야 한다."

LG전자 (97,900원 ▼900 -0.91%)가 와이브로에 무게를 싣는 정부 통신정책에 '직격탄'을 날렸다. 와이브로 수출 드라이브에 정부가 힘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게다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LG전자 생산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직접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 위원장이 4일 오전 LG전자 평택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LG전자측은 차세대 이동통신에 관련된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와이브로나 와이맥스는 LTE 계열보다 차세대이동통신망에서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 와이브로 기술은 사장되는 것이냐"는 최 위원장의 질문에 LG전자측은 "틈새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LG전자측은 "지난날 유럽방식(GSM)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 손해본 것을 경험삼아 LTE 기술에 대해서는 같은 노선을 밟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LTE 기술 개발에 따른 정부차원의 아낌없는 지지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과 출입기자들까지 배석한 자리에서 LG전자가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 위원장이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 와이브로 장비를 생산하는 수원공장을 방문한다는 것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수원공장을 방문한 최 위원장에게 "해외협력사들이 국내 와이브로 시장이 지지부진함을 지적한다"며 "정부 차원의 국내 시장활성화 지원 요청을 했다"고 방통위는 전했다.


와이브로는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다. 하지만 LG전자는 그 대열에서 빠져있다. 관련 기술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삼성전자 등 국내 몇 개 기업만 보유하고 있다. 경쟁 관계에 있는 LG전자 입장에서 와이브로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볼 만하다.

어쨌든 LG전자는 와이브로를 깎아내리는 동시에 '주파수 할당' 문제까지 거론하면서 4G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과거 CDMA 단일 국가 표준의 문제까지 지적하면서 LTE를 강조한 LG전자의 차세대 이동통신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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