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증시 침체로 우량 기업들의 상장이 잇따라 취소·연기되는 가운데 기존 회사들마저 자진해서 떠나면서 주식시장이 본연의 기능을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개매수자인 풀무원홀딩스가 풀무원의 발행주식 전부를 취득해 풀무원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풀무원 (10,770원 ▲100 +0.94%)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하기 위해서다.
회사측은 "공개매수를 통해 풀무원을 지주사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 외부의 경영 간섭 없이 사업에만 전념하는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는 자금조달, IR활동을 통한 기업이미지 제고, 중·장기 전략수립 등 경영지원 업무를 맡고 자회사는 사업에만 전념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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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의 디지털도어록 업체인 아이레보 (0원 %)도 지난달 말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3700원.
아이레보의 상장폐지는 작년 스웨덴의 세계 1위 도어록 전문업체 아사아블로이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예견됐었다. 아사아블로이는 150여개 자회사를 모두 비상장법인으로 관리하고 있다.
HK저축은행 (0원 %)도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코스닥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지난 9월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주주 지분율을 79.51%로 늘렸고 오는 12일 임시주총 승인을 앞두고 있다. 최대주주는 정리매매기간과 상장폐지 후 6개월간 소액주주 보유 주식을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7500원에 매입할 계획이다.
코스닥업체의 한 IR담당자는 "주가가 계속 기대치를 밑돌고, 배당·주주총회·공시 등 여러 제약 때문에 상장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상장폐지를 생각해왔던 데는 요즘같이 주가가 쌀 때가 비용이 덜 들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거래량, 주식 분산 요건 등 상장폐지 사유가 특별히 없을 경우, 상장사가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요구하면 원칙적으로 이를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거부된 사례는 없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 승인 전에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공개 매수 등 소액주주들에게 충분한 환급 기회를 줬는지를 따진다"며 "상장 규정이 그동안 많이 완화된 만큼 제도적 부담 보다는 증시 상황 악화와 개별 기업들의 상황에 따라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