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파악 논란' 미네르바 "이제 한국인 아니다"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8.11.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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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파악 논란' 미네르바 "이제 한국인 아니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는 13일 "경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기 때문에 입 다물겠다"고 주장해 정보당국의 신원파악 논란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 매체는 12일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네르바가 한때 증권사에 다녔고, 해외에서 생활한 적이 있는 50대초반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보도 후 네티즌들은 정보당국이 신원을 파악한 것은 언로를 통제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미네르바는 지난 4일 이후 9일 만에 처음으로 글을 썼다.



미네르바는 13일 포털사이트 다음 (49,800원 ▲100 +0.20%) 아고라에 올린 '이제 마음 속에서 한국을 지운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에서는 경제 예측을 하는 것도 불법 사유라니 입 닫고 사는 수 밖에 없다"며 "이제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근대 자본주의 역사에서 한국처럼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과 대가를 요구하며 경제성장을 외치는 나라치고 성장한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며 "남은 것은 30년의 암흑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선제적 대응 조치로 경제적 파탄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모든 기회를 놓쳐버렸다"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의 고귀한 의원들이 부르는 일반 서민들은 너무 지쳤다"며 "이제 진이 빠져서 더 쥐어 짜내려고 해도 그럴 여력도, 힘도 남아있지 않은 천민 경제 상태"라고 강조했다.

미네르바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경제토론방에서 활동했던 한 네티즌의 필명. 9월 초 리먼 브라더스 부실사태를 미리 예상하면서 인기 논객으로 부상한 미네르바는 앞으로 경제위기가 닥쳐올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비관론에 가까운 주장을 펼쳐왔다.


한편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미네르바 신원 파악에 대해 "권력의 오만이자 통제의 야욕"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신원 파악은 인터넷 익명성의 가치를 훼손한다"며 "신원파악 행위는 인터넷 여론을 '악의적 루머' 수준으로 생각하는 정부의 저급한 인식과 인터넷 여론을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당국이 기획재정부의 의뢰로 신원파악에 나섰는지, 정부가 의뢰하면 정보당국은 얼마든지 해당 인물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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