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구제금융, 실패한 경영 보상 초래"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1.11 09:46
글자크기

FT "마이클 괴겐 HSBC CEO, 도덕적 해이 지적"

- "서방은행 보증, 나쁜 결과 가져올 수도"
- HSBC 경영진 내 회의감 확산
- 이머징마켓 인수 고려.."가격 아직 비싸다"

HSBC "구제금융, 실패한 경영 보상 초래"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꿋꿋이 버텨온 영국 최대 은행 HSBC가 "서방 정부의 은행 구제금융 방안이 운용에 실패한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1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HSCB의 마이클 괴겐 최고경영자(CEO)는 "서방 정부의 은행 구제금융은 실패한 운용팀을 보상해주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모기지 시장 붕괴로 다른 은행들이 대규모 손실을 낸 반면 HSBC는 이번 금융위기를 비교적 잘 버텨왔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각국 정부의 구제금융 규모가 확대되자 HSBC의 경영진들 사이에 회의감이 확산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괴겐의 발언이 이같은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괴겐 CEO는 "실패한 운용을 보증해주는 정부 지원이 너무 길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지원을 받은 은행의 운용자들이 나쁜 유형의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이 시장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HSBC는 9월말 기준으로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이 8.9%에 이른다. 이는 정부 지원을 받은 일부 은행들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괴겐 CEO는 "자본을 조달한 일부 은행들은 과대평가된 자산을 낮은 가격에 상각해 대규모의 자본을 잃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은행 시스템을 안정화시키고 신용위기를 극복하는 데 미국과 유럽의 구제금융이 필요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괴겐 CEO는 또 아시아 지역의 성장세를 확신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의 경기 둔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시아는 여전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시아 정부들은 1년 전부터 경기둔화를 대비해왔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에 대해선 "이머징마켓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이 지역 은행들은 여전히 비싼 편"이라고 밝혔다.

HSBC는 최근 한국 외환은행 (0원 %) 인수를 추진했으나 포기했으며 지난달에는 인도네시아 은행 방크에코노미를 인수한 바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