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와 짝퉁화폐의 진실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2008.11.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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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10>짝퉁화폐(2)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미국발 금융위기와 짝퉁화폐의 진실


그런데, 필자가 미국 정부가 이번 금융위기를 방조만 한 것이 아니라 조작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잡을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앞서 거론했듯이 단지 투자은행에서는 잘 포장해서 맹독성의 쓰레기를 헤지펀드에 분리했을 뿐이다. 이 CDO의 실질적인 가격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채권이 거래가 안되는데 그 채권의 현재 가치를 누가 정확하게 쿼테이션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미국의 금융 감독 당국에서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법안을 만든다. 헤지펀드가 내부에서 개발한 모형으로 계산한 극히 주관적인 결과를 자산평가의 표준으로 삼는 것을 허가한 것이다.



아니...이거 정말 제 정신인가? 어떻게 일반적인 기준 없이 단지 개인 회사가...그것도 철저하게 베일에 쌓여 속을 들이다 볼 수조차 없는 헤지펀드들에게 자신들의 평가모델에 입각해서 나온 수치를 그대로 인정해주는 나라가 이 세상에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즉, 쓰레기를 잘 포장해서 창고에 넣어두고 이 창고에는 억만금의 가치를 가진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대차대조표에 기록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고 국가가 이를 묵인해준 것이다.

이후로 헤지펀드들, 특히 유명한 투자은행들의 실질적인 자회사들의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심각하게 뻥튀기 되기 시작했다.


또한 이들의 과도하게 부풀려진 수익률에 홀린 투자자들은 CDO를 사기 위해 줄을 설 정도였고 헤지펀드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엎은 짝퉁 헤지펀드들은 이제 두 번째 단계의 거대한 사기극을 준비하게 된다.

좀 더 크게 해먹기 위해서 개인투자자들보다는 기관투자자들을 동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스스로 산정한 자산 가치에 대해 세계의 상업 은행들을 CDO에 대한 매수자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에 MBIA와 암박이라고 하는 미국의 보증전문회사가 보증을 선 것은 당연하다. 이때부터 세계의 은행들은 우스꽝스럽게도 미국의 정부와 투자은행에게 완전히 사기를 당하게 된다.

물론 사기꾼에게 속아서 폐기물을 고가의 보물로 착각을 하고 샀다면 물론 그것은 포장을 뜯어보지 않고 성급하게 매수해 사기를 당한 금융기관의 책임도 작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암묵적으로 승인한 가격표와 AAA 등급이었던 세계적인 신용공여사의 보증, 그리고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AAA 등급을 믿지 않는다면 무엇을 신뢰할 수 있단 말인가?

은행을 끌어들인 이 시점으로부터 시장의 유동성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은행으로부터 돈을 끌어들여 새로운 CDO를 만들고 새로운 CDO는 또다시 잘 포장되어 세계 여러 나라의 기관투자자들에게 인계되었다.

이때 창출된 은행으로부터의 레버리지는 무려 10배가 넘는다. 즉 헤지펀드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와서 모(母)회사의 쓰레기를 사게 되고 날개가 달린 듯이 팔리는 이 짝퉁 상품을 더 만들기 위해서 더 많은 모기지 대출이 이루어졌다.

2005년에 1500억달러의 CDO가 발행되었던 것이 2006년 한 해 동안 3000억달러 규모로 두 배가 늘더니만 아예 2007년의 절반이 끝나기도 전에 CDO의 규모는 500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

여기까지만 설명을 했다고 해도 여러분들은 왜 2.4% 손실에 불과한 헤지펀드가 자산 동결이 되었어야 하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투자자들은 개인회사가 제멋대로 평가한 자산 가치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창고에 쌓여 있는 자산들은 설령 진품이라고 할지라도 모두 짝퉁일 수도 있으니까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이 상당히 우량한 헤지펀드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지금 시장의 가장 큰 문제다.

불쌍하게도...이번에도 당하는 쪽은 개인투자자들이며 문제는 이들에게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더욱 문제다. 책임을 져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의 마님께서는 장식용으로 태어나셔서 김치 하나 담그시지 못한다. 미인을 모시고 사는 영광을 위해서 김치는 기꺼이 사먹을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김치는 중국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로 “홍x경 김치”를 사먹는다. 맛도 좋고 빗깔도 곱다. 특히 홍x경 만두는 미각을 돋구는 힘을 가지고 있다. 국산 김치이고 유명 연예인이니까 당연히 국산 고춧가루를 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가정해보자. 물론 가정이다. 필자는 홍x경 김치를 믿고 있다. 만약 홍x경 김치에서 한국의 고춧가루 업체에게 납품을 받지만 그 고춧가루 업체는 중국산 고춧가루를 수입해서 쓰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그 업체를 홍x경 김치에서 출자해서 만들었다면 누가 과연 그 죄를 누가 받아야 하겠는가?

단지 홍x경김치는 서류상으로 한국에서 고춧가루를 샀다고 그 죄를 벗을 수 있을까?

허참...철저하게 비양심의 전생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더더욱 속상한 사실은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면죄부를 받고 엄청난 국세가 투입되어 회생하지만 그 외 중소 은행들은 올해에만 19개가 파산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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