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도이치투신의 '코리아채권펀드 시리즈(Class A 등 5개)'와 '자벡스30 및 자벡스 50혼합형펀드 1', '더블드래곤종류형채권혼합 및 주식혼합형펀드 클래스 C-1' 등 9개 펀드가 잇따라 환매를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펀드는 신성건설의 회사채에 투자했다 낭패를 봤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신성건설이 만기도래한 회사채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자 불가피하게 환매 연기에 나선 것이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달 30일 만기 도래한 350억원 규모의 제91회 회사채(무보증사채)로 현재 지급 불이행 상태다. 또 제89회 회사채는 내년 5월 만기로 원금은 350억원 정도다.
이와 관련 도이치투신측은 "펀드 자산의 부실 발생 우려로 공정한 자산평가가 곤란해 환매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도이치투신은 관련법(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따라 6주 이내에 수익자총회를 개최, 환매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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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에서는 신성건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어 원리금 회수가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신성건설의 회사채 만기상환 자금은 내년 5월까지 1000억원이 넘는 상태"라며 "최근 연체중인 회사채 말고도 오는 28일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제92회)가 또 만기 도래한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정부당국의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시장이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면서 채권형펀드의 환매 연기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자산운용사 한 채권펀드매니저는 "최근 AA 급 이하 회사채는 사실상 거래가 안 되고 있다"며 "거래할 경우 대규모로 할인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 환매에 제대로 응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채권안정기금 등 회사채 시장 활성화를 위한 보다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