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한나라·민주 "선진당 부럽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10.3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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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보궐선거…한 5, 선진 3, 민주·민노 1, 무소속 4곳 당선

자유선진당은 '환호', 한나라당은 '본전', 민주당은 '실망'.

29일 전국 14개 선거구에서 치른 보궐선거 결과 한나라당은 텃밭인 영남을 중심으로 5곳에서 당선, 체면을 지켰다. 민주당은 5곳에 후보를 내 1곳을 건지는 데 그쳤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충남 연기군수를 비롯, 후보를 낸 선거구 4곳 중 3곳에서 승리했다. 또 민주노동당이 기초의원 1석을 얻어 존재 의의를 확인했고 무소속도 4곳에서 승리했다.



민심이 현 여당인 한나라당은 물론, 참여정부 계승 세력인 민주당에도 등을 돌리고 제3의 선택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 결과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 각 지도부의 위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선은 규모는 작았지만 관심은 여느 대형 선거 못지않았다. 특히 한나라당에겐 각별한 의미였다. 보선 결과는 쇠고기·촛불 정국에 이어 쌀 직불금 논란과 경제위기 등 '악재'가 이어진 결과 민심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할 척도가 됐다. 이에 박희태 대표 등 지도부가 출동해 지원유세를 펼쳤다.



결과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우선 박 대표가 원외임에도 크게 활약,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하지만 텃밭인 영남에서 무소속의 위세에 눌려 겨우 체면을 세웠고 지도부가 애를 썼던 충청에서도 선진당의 바람에 밀려 고전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반된 민심을 확인했다는 얘기다.

이에 한나라당이 '보수 개혁'을 내세운 향후 정국에서 쉽게 주도권을 쥐기보다는 야당과 협의에 무게를 둘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민주당 지도부에게 이번 보선은 꽤 실망스럽다. 비록 후보를 많이 내지 않고 큰 기대도 걸지 않았지만 텃밭인 전남 여수시에서 민노당 후보에게 밀렸고 그나마 건진 1석은 단독출마, 무투표로 당선된 결과다.

정세균 대표를 향해선 "선거 규모가 작아 별 타격이 없을 것"이란 분석과 "당내 비주류를 통제할 수 있는 리더십에 상처가 났다"는 반론이 팽팽하다.



자유선진당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선진당은 지난 6.4 재보선에 이어 충청권 맹주임을 재확인했고 이회창 총재의 존재감도 부각됐다.

이에 따라 선진당은 최근 여야 대치 상황에서 보여준 '중재자' 역할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풀이된다. 18석에 불과한 원내 3당이지만 교섭단체의 한 축이자 '캐스팅보트'로서 몸값을 더욱 높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명수 선진당 대변인은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한 공동심판"이라며 "전국 정당으로 웅비하고자 하는 자유선진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체면 구긴 한나라·민주 "선진당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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