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그룹 총대출 6000억 불과"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10.29 15:57
글자크기
29일 C&그룹 워크아웃 신청설이 유포되며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은행 등 금융권 전체적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증폭된 탓이다.

이는 그러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C&그룹 채권은 총 6000억원 남짓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가를 중심으로 "은행들이 C&그룹에 크게 물려 대거 적자전환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금융기관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KB금융 (83,600원 ▲1,100 +1.33%), 우리금융 (11,900원 0.0%), 신한지주 (55,500원 ▼1,400 -2.46%), 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 등 금융권 빅4 뿐 아니라 부산은행 (0원 %), 대구은행 (0원 %) 같은 지방은행에도 불똥이 튀었다. C&그룹에 대한 은행권 대출현황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소문이 더욱 확산됐다고 증권업계는 전했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이 C&그룹에 대해 보유하고 있는 대출채권 총액은 6000억원대에 불과하다는 전언이다.

우리은행은 8000억원대로 알려졌으나 2274억원(담보 1635억원)에 지나지 않았고, 신한은행도 439억원 등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산업은행과 하나은행도 C&그룹과 여신거래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C&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은행들의 자산이 부실화되고, 결과적으로 다른 기업에도 불똥이 튄다는 우려가 많으나 기우에 불과하다"며 "기존 대출 역시 담보를 잡았기 때문에 워크아웃에 들어가도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C&그룹 전체 익스포저가 얼마 안되고, 담보도 충분하다"며 "문제가 없는 상황인데, 소문이 확산되며 불길이 번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C&우방과도 여신거래가 없는데, 마치 주거래 은행인 듯 소문이 나서 곤혹스러웠다"고 덧붙였다.

C&그룹은 이날 오전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유동성 위기극복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 중 하나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에 대해 검토했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 기업부도 여파가 은행에 미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 같다"며 "대형위기를 겪은 은행들이 과거처럼 퍼주기식 대출을 할 리 없는데, 어처구니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C&그룹은 수차례 자구계획을 발표했지만, 계열사 매각 등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되면 결국 어려움을 타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C&그룹의 자금상황을 볼 때 신우조선이나 C&중공업 (0원 %) 등 계열사 1~2곳만 매각하면 충분히 자력회생이 가능한데, 지나치게 매각가격을 높게 불러 시장의 우려를 증폭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우리금융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