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금융시장 불안, 지구전으로 간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0.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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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한중일 공동기금 3분의 1씩 나누자" 제안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10월말이 지나면 금융시장 불안이 '지구전'에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강만수 "금융시장 불안, 지구전으로 간다"


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재정부 기자실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1997년말에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 확정된 뒤 금융시장이 더 불안해졌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10월말까지는 불안심리를 해소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본다"며 "우리의 '액션플랜'(행동계획)에 따라 금융시장이 안정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우리나라의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 외채구조 등을 보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확실히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경제부총리 제도가 없어도 경제정책의 콘트롤타워 역할은 확실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오는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11일 출국한다. 강 장관은 총회 기간 중 일본 누카가 후쿠시로 재무대신과 만나 아시아 공동기금 800억달러 조성 등 한중일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IMF/WB총회에 재무장관 대신 재무차관이 참석한다.



강 장관은 "아시아 다자간 공동기금 800억달러 가운데 80%(640억달러)를 한중일이 부담하기로 했는데, 이것을 한중일이 어떻게 나눌 것이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외환보유액 기준으로 하자고 하고,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하자고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신제윤 재정부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그냥 3분의 1씩 출자하자고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일 3국 모두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공동기금에 더 많은 금액을 출자하길 원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일본과 중국은 서로 라이벌 관계여서 우리나라의 중개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중국도 일본도 큰 문제없으면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한중일 재무장관이 내년 5월쯤 보기로 했는데, 가급적 당겨서 다자간 공동기금 조성을 추진하겠다"며 "최대한 빨리 논의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그러나 "아시아 협력체제를 구축할 때에도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 미국의 이해관계와도 절충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번 IMF/WB총회 연설에서 "국제금융위기에 대해 IMF의 역할이 필요하고, 신흥국들을 포함한 G20 회의를 중심으로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전투에 나간 사람을 응원은 못해줘도 아군의 등 뒤에 총을 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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