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유동성, 행장이 직접 챙겨라"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08.10.0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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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창 금감원장, 안이한 은행 대처 강력 비판

금융감독 당국이 외화유동성 부족 사태에 대응하는 은행들의 수동적인 대응 태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현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으로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장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은 6일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최근 외화유동성 상황과 관련해 정부도 필요한 경우 정책적 지원방안을 강구하겠지만, 은행도 스스로 자구노력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부족한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외화증권 등 외화자산을 조기 매각하거나, 대기업의 외화예금과 해외동포들의 예금을 유치해달라는 주문이 잇따랐다. 원화자산이라도 국공채나 우량한 공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를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해 줄 것도 요구했다.

강 장관과 전 위원장은 담담하게 원론적인 얘기를 꺼냈지만, 현장에서 금융회사의 검사를 책임지고 있는 김 원장의 발언 강도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 원장은 특히 "키코(KIKO) 포함한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방안이 금융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은행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행장들이 직접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각 은행에 유동성 지원업무를 총괄하는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반'을 은행장 직속으로 운영해 달라"는 구체적인 주문까지 내놨다.

아울러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부터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행장님들께서도 매일 차입금 만기도래 현황 및 조달 계획은 물론 매입외환 등 실물경제 연계자산 동향을 철저히 점검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말이 당부고 주문이었지, 사실 현 상황에 대응하는 은행들의 안이한 태도에 대한 강한 비판과 경고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황인데 은행들이 안일하게 수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은행장들이 시스템에만 맞기지 말고 직접 나서 챙길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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