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코비아 인수 둘러싼 웰스파고 씨티 각축 법정으로

엄성원 기자 2008.10.0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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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은행 씨티그룹이 4위 은행 웰스파고에 뒤통수를 맞았다. 유례를 찾기 힘든 계약번복 사태로 인해 '다 삼켰던'와코비아 은행을 토해내야 할 처지이다.
씨티측은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서 일단 웰스파고의 와코비아 인수에 제동을 걸었지만 이후 상황은 결코 유리하지 않다. 사상 초유의 위기가 낳은 긴박한 금융시장 상황이 이같은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 와코비아, 1주일만에 '새 신랑 품으로...'
웰스파고는 3일(현지시간) 와코비아를 15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가격은 151억달러. 와코비아 1주당 0.1991주의 웰스파고 주식이 쥐어진다. 이는 전날 마감 가격 기준으로 주당 7달러 수준이며 전날 마감가에 79% 프리미엄을 더한 것이다.
와코비아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88.5% 폭등한 6.21달러로 마감, 단숨에 인수 가격에 육박했다.
로버트 스틸 와코비아 회장(CEO)은 "웰스파고와의 합병은 와코비아가 정부의 지원없이 통합된 회사로서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코바체비치 웰스파고 회장도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합병은행은 웰스 파고의 이름을 사용할 것"이라며 "웰스파고는 합병을 통해 보다 나은 조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웰스파고는 100억달러를 투입, 와코비아의 자산과 부채를 떠안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0억달러 규모의 신주발행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인수조건은 지난달 29일 와코비아의 은행사업부만 따로 떼내 21억6000만달러에 사들이기로 한 씨티그룹과의 계약에 비해 월등히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 씨티그룹 '물에서 건져 놓으니...'
불과 1주일전 와코비아 인수를 발표했던 씨티그룹은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씨티측은 공식 발표 직전까지도 전혀 낌새를 못 챘던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은 인수 합병 발표 직후 양측에 협상중지를 요청했다. 이어 "두 회사의 합병 계약은 씨티와 와코비아가 맺은 배타적 계약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뉴욕주 최고법원은 5일 일단 씨티측의 손을 들어줬다. 씨티그룹 성명에 따르면 찰스 라모스 최고법원 판사는 긴급 명령을 통해 법원의 별도 명령이 있을 때까지 와코비아 인수 협상에 대한 씨티의 독점적 권리가 유지된다고 못박았다. 와코비아의 예금인출사태에 직면한 미 연방보험공사(FDIC)의 중재로 와코비아와 `번개결혼(shotgun marr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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