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바초프 "원자력개발 필요하다"(상보)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10.0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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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프라자호텔서 기자회견 "군비줄여서 빈곤 해결 나서야"

고르바초프 "원자력개발 필요하다"(상보)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연방 대통령은 1일 "원자력 에너지의 사용은 앞으로 더욱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와 세계사이버대학의 공동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이날 서울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전 세계 에너지 고갈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전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미국은 20%의 자연자원을 사용하고 유럽연합(EU)은 전 세계 천연가스 소비량의 40%를 쓴다"며 "21세기 중반에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성장국가들이 전 세계 화석에너지의 80%를 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20억명의 인구가 석유는 물론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중세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이같은 에너지 고갈문제는 각 국가들끼리 연결돼 있기 때문에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가 천연가스·석유 등 자원을 무기로 삼고 있는 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전 세계자원의 40%가 매장돼 있는 러시아는 구소련 시절에도 에너지공급협정을 맺는 등 에너지 공급국가로서 역할을 해왔다"며 "본인은 물론 푸틴 전 러시아 대통령,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 모두 전략적 의도가 없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현재 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을 팔아서 얻은 소득의 90% 가량이 무기를 사는 데 쓰여지는 등 군비확장이 다시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은 무기 재원을 (기후변화의 결과인) 수자원고갈, 식량확보 등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투발루를 비롯한 태평양 섬나라들이나 연안에 많은 인구가 몰려 있는 인도양 연안국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수몰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기후문제는 세계 공동체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지구는 환경적으로 많은 부하가 걸려 있는 상태로 생태계의 60%가 파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현재 심화되고 있는 지구상의 수자원·에너지·식량고갈 등 문제들은 모두가 인류가 초래한 문제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소련에서 러시아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중공업 시설이나 산업 설비들이 낙후되고 파괴돼 가동을 중단했고, 이에 따라 러시아의 온실가스는 매우 줄어들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러시아의 경제성장이 빨라지면서 러시아 역시 (한국·중국·인도 등 다른 개발도상국들처럼) 국제사회로부터 온실가스 감축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는 중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여서 매우 큰 오염원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기후변화센터·세계사이버대학 공동주최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리는 '러시아에서 투발루까지 - 기후변화와 인류의 미래'라는 주제의 국제환경포럼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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