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방러 일정 마치고 1일 귀국

상트페테르부르크=송기용 기자 2008.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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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가스 도입 합의 등 자원외교 뚜렷한 성과
- '전략적 관계' 체결로 소홀했던 대러 외교 정상화
- 취임 7개월 만에 한반도 주변 4강 외교 완성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오전 3박4일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러시아 방문을 통해 천연가스 도입 등 자원외교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관계'로 격상시켜 그동안 소홀했던 대러 외교를 정상화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방러 기간 중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2015년 이후 북한을 경유한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 △양국 관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극동시베리아 지역 개발에 한국 기업 참여 △사증(비자)발급 간소화 등 10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수행기자 조찬간담회를 갖고 이번 방러 기간 동안 자원외교를 한 단계 격상시켰다고 자평했다.

특히 북한을 경유하는 천연가스 배관 건설 추진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천연가스관의 북한 통과에 따른 이익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보다 북한에 더 도움을 줄 것"이라며 "당장 북측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협상이 되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러시아에 우리 기업들을 위한 전용 항만 건설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도 큰 성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 국경 두만강 가까운 곳에 한국 전용부두와 물류단지 확보를 요청했기 때문에 포시에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이 구소련 때부터 끈질기게 접촉했으나 결국 이번에 우리가 그 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포시에트는 수심이 깊고 항구 조건이 좋아 성사될 경우 러시아 뿐 아니라 철도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화물들도 바로 보낼 수 있어 굉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귀국하면 양국 장관들이 곧바로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밖에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 체결로 한반도 주변 4강과의 관계를 모두 격상시킨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전략적 관계는 평상시에는 경제적인 효과가 크지만 한반도 유사시에는 긴밀하게 사전·사후 협의할 수 있는 관계가 구축된 것"이라며 " 분단된 나라에서는 중요한 성과"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저녁 러시아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새로운 한러 관계 발전발향’을 주제로 연설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국교수립 이후 18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양국 국민은 우호와 협력의 탑을 쌓아왔다"며 "한국과 러시아가 더욱 가깝고 긴밀한 동반자가 돼 더욱 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뛰어나가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분단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의 장애물이자 아시아와 유럽이 하나가 되는 것을 가로막는 세계의 장벽"이라며 "냉전을 넘어 상생과 공영의 공동체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 꿈에 다가가는 방법의 하나로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조속한 시일 내에 연결되길 희망한다"며 "이를 통해 남북한과 러시아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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