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감소→달러부족', 악순환 고리 언제 끊기나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9.3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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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둔화로 8월 생산 1.9% 증가
-수출 32.8%→16.2%로 둔화
-달러공급 줄어 외환시장 악영향 불가피

수출과 생산이 동반 악화되면서 달러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외환시장을 더욱 옥죄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수출 타격→생산 감소의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국내에 달러를 공급해온 수출이 차질을 빚는 것은 외환수급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생산활동 동향’에 따르면 8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9월(-3.1%)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월대비로도 2.2% 감소하면서 7월(-0.4%)에 이어 2개월째 둔화를 보였다.

제품출하도 7월(8.2%)보다 크게 둔화된 2.0% 증가에 그쳤다. 특히 수출용 출하는 6.7% 증가했다. 7월(12.6%)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한 증가율이다.



이태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세계경제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로 생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수출 둔화는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동향에서도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47억1000만달러 적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상품수지는 28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상품수지 적자가 20억달러가 넘은 것은 지난 1996년 8월(29억달러 적자), 1997년 1월(23억5000만달러 적자)이후 세번째다.


상품수지 적자는 수입 증가세가 46.1%에서 37.6%로 소폭 둔화된 반면 수출은 32.8%에서 16.2%로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세계경제 둔화가 우리 수출 전선에 ‘먹구름’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 여파가 생산과 출하로 이어진 셈이다.



수출은 국내에 달러를 공급해 주는 주요 요인이다. 최근 미국의 금융위기로 달러 기근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수출 둔화는 외환시장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융위기가 개발도상국에 영향을 미치면서 물량기준 수출 증가율이 한자리수에 머물고 있다"며 "수출이 예상보다 빨리 둔화되면 경상수지 개선도 더뎌 외환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비관 보다는 낙관에 방점을 찍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꺾인 영향이 다음달부터는 반영돼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게 정부의 분석이다. 4분기에는 경상수지가 완연히 호전되면서 연말에는 100억 달러 적자 수준의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도 내놨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9월부터는 떨어진 유가가 반영돼 경상수지 적자가 10억 달러 이내가 될 것이고, 10월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예상대로라면 다음달부터는 외환시장의 동요도 진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불가항력적인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힘들다는 점이 변수다.

결국 세계경제에 치명타를 안기고 있는 미국 시장의 조기 안정만이 수출과 생산, 환율 모든 측면에서 국내 경제를 호전시킬 수 있는 열쇠다.



강 장관은 "경상수지가 좋아지면 하나하나 풀릴 것"이라며" 기본적인 것은 우리경제가 체질이 강화돼서 경상수지가 좋아지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수출 등 미국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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