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이 없다, 현금이 최고?"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8.09.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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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채권, 심지어 금도 불안한 요즘 대응전략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것은 분명한데 안전자산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현금이 최고라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

시장에서 안전 자산을 찾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주식은 말할 것도 없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아 왔던 채권도 불안하다. 환율은 오르고 있는데, 달러 가치는 급변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심지어 금 가격조차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면서 안전자산 선호추세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안전자산이 점점 사라져가는, 안전자산 부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연일 급등하고, 하반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이처럼 전망이 불투명하다 보니 사람들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현금 보유를 늘리고, 이로 인해 금융시장에 자금이 메말라가고 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30일 "전반적으로 금융권에 자금이 안돌고 있다"며 "사람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고는 있는데, 안전자산이라 할 수 있는 자산이 없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의 구제금융법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한국 주식이나 채권을 팔 가능성까지 야기되면서 불안심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두가지 대응책을 제시했다. 우선 리스크 회피형 투자자들에게는 현재 포지션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섣부르게 포지션을 변경할 경우 생각과 반대로 시장이 움직일 수 있어 위험하다"며 "일단 현재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위험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가 과다한 기업 등을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 역시 "증권사 직원 입장에서 이렇게 말하면 안되지만 지금 가장 안전한 자산은 '현금'"이라며 "당분간 안전자산을 사겠다는 접근이 아니라 위험자산을 줄이겠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안할 수 있다면 현 시점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일단 그 단초는 규제금융법안의 통과로부터 시작된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규제금융법안이 지금은 부결됐지만 결국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법안이 통과돼 미국 정부가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을 사주고, 금융기관들은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자금 시장이 점차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국 정부의 경기 및 주식시장 부양책, 공매도 금지, 주가 하락에 따른 저평가 등 점점 주식시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의 확산이 전개될 것"이라며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금융시스템 붕괴 공포가 커질수록 강력한 대안 모색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위기와 기회의 공존국면"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 블랙먼데이나 9.11사태 등 금융시장 붕괴 공포가 컸을 때 단기적으로 크게 하락했지만, 이에 대한 반등 역시 예상하는 수준을 능가하며 기회가 됐다"며 과거 사례를 비추어 현 시점이 기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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