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냐 의리냐' NHN의 고민

전필수 기자, 전혜영 기자 2008.09.19 11:37
글자크기

NHN "코스피 이전 검토중"…코스닥 "안 떠날거라 믿는다"

소문으로만 회자되던 NHN (159,900원 ▼700 -0.44%)의 코스피 이전설이 가시화 되면서 코스닥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NHN은 처음으로 코스피 이전을 공식화 한 만큼 심도 깊게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코스닥시장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장주 NHN의 이전으로 코스닥 시장 자체가 자칫 '2부 리그'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NHN "떠나겠다"=19일 개장 전 증권가에서는 NHN의 코스피 이전 검토 소식이 전해졌다.

NHN의 신임 재무책임자(CFO)가 전날 기관을 대상으로 한 IR에서 이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NHN관계자는 "전날 CFO가 기관을 대상으로 IR을 하던 도중 코스피 이전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그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이전을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얘기한 것이고, 투자자들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우선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인준 NHN CFO는 전날 "더이상 코스닥에 있어야 할 메리트가 없고, 코스닥 입장에서도 NHN을 잡을 수 있는 당근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CFO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언을 한 것으로 미뤄 코스피 이전에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날 IR 행사에 참석했던 한 애널리스트는 "NHN은 비교적 신중한 회사로 분류되는데 CFO가 기관 투자가들 앞에서 공식 발언을 했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못 떠난다"=거래소 측은 NHN이 떠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의연한 반응을 보였지만 믿었던 NHN의 '돌발 선언'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표정이다.

곽성신 증권선물거래소(KRX) 코스닥시장본부장은 "NHN은 코스닥과 함께 성장한 대표기업으로 떠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지난 봄에도 이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안가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곽 본부장은 "일부 투자자들이 코스피 이전을 원한다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 어느 시장에 있냐보다 실적 등 펀더멘털이 중요하다"며 "실제 코스피 이전으로 얻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 코스닥시장본부가 분석한 결과,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해 주가가 오르고 거래가 활발해 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이 코스피로 가는 것과 NHN이 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NHN 경영진도 이를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NHN 측에서도 이전에 있어 대장주라는 지위를 가장 크게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 이전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마다 일축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NHN 관계자는 "코스닥 대장주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떠나라"=증권가에서는 NHN의 이전 상장 검토에 대해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특히 수급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최찬석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 후 주가 폭락으로 손실이 컸고, 최근 주가 하락으로 대주주 경영권이 약화됐다는 점이 이런 결정을 내리게 한 동기가 됐을 수 있다"며 "이전이 확정될 경우 인덱스 포함으로 수급상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종목은 투자하지 않는 기관이 많기 때문에 지금처럼 약세장이 지속되면 인덱스에서 빠진 종목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NAVER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