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 지도부 책임은 있는데 대안이…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8.09.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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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내 대표단이 아슬아슬하다. 정기국회의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추경안 처리가 무산된 데 따른 '후폭풍' 탓이다.

일단 '후폭풍'은 피할 수 없다는 게 당내 기류다. 당장 당내에는 홍준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대표단 책임론이 팽배하다.

친이계 한 의원은 15일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번 일은 원내 대표단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의원도 "원내 대표단이 책임질 부분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지도부의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것은 국민들도 아는 문제이니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 대표단의 문제점으론 우선 '협상력 부재'가 꼽힌다. 개원 협상 때부터 지적돼 온 '대야 협상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이와 함께 당내 기강 문제와 원내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도 문제점이다.



한 의원은 "지금 전반적으로 당 내 기강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며 "거대 여당을 아우르는 통합된 리더십과 야당에 대한 단호하고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데 지도부는 그런 역량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책임 수위'를 놓고는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된다. 원내 지도부를 교체해 당내 분위기를 추스르자는 목소리가 있는가하면 '대안 부재론'도 만만찮다.

한 의원은 "재협상을 잘하기 위해서라도 지도부 교체는 불가피하다"고 교체론에 무게를 실었다.


원내 대표단 소속 한 의원도 "원내대표단 내부에서 볼 때 누가 해도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자리"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나오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사퇴가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다수다. 홍준표 '책임론'과 별개로 홍준표를 대신할 대안이 없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현 원내대표단보다 나은 대안이 있으면 바꾸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문제는 눈에 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수많은 과제들이 쌓여있는 정기국회를 자신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원내대표가 과연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홍 대표의 사퇴는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정기국회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내 사령탑 바꾼다는 것은 많은 혼란을 가져오고 국회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열린우리당의 경우 2년 반 동안 당의장을 여덟 번 씩이나 바꾸고 나서 결국 당도 없어지고 정권도 무너졌다"며 "바꾸는 게 능사가 아니라 실수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16일 열릴 의원총회에서 홍 원내대표를 비롯 원내 지도부의 '책임론'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한 의원은 "의총에서 홍 대표의 사퇴론을 얘기할 사람들이 다수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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