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證, 1년반만에 재매각 검토 배경은

더벨 전병윤 기자 2008.09.1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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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하이마트 인수따른 자금난 자구책 무게…증권업 진정성 의심도

이 기사는 09월09일(15:0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유진그룹이 유진투자증권 (4,820원 ▲35 +0.73%)(옛 서울증권)을 인수한 지 1년 반만에 돌연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유진그룹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업계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유진그룹이 올초 매물로 나온 교보증권 인수를 검토한 바 있던데다, 최근 대대적인 광고까지 실시하고 있기 때문.



이를 두고 "유진투자증권이 공짜위탁매매 수수료 광고에 나서면서 다른 한편으로 매각을 검토한 것은 단기간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매각가를 높여 보겠다는 계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로선 1조원을 들여 하이마트를 사들인 유진그룹이 자금난을 겪자 자구책 마련으로 증권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즉 하이마트를 집어삼킨 유진그룹이 '소화불량'에 걸려 증권사를 뱉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게 골자다.



이런 분석은 그간 증권업계에서 떠돌던 유진그룹의 재무 악화설로 반영됐다. 유진그룹은 올초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전환사채 3000억원을 포함해 총 1조4000억원을 차입했다.

특히 유진기업은 하이마트 인수에 이어 지난달 초 기초소재와 고려시멘트를 흡수 합병하면서 총차입금이 817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금융비용이 연간 400억원 이상 들 것으로 신용평가기관들은 추정하고 있다.

M&A관계자는 "유진그룹의 현금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하이마트가 이자 비용 이상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라며 "내수경기가 침체되고 있는데다 당분간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유진그룹의 증권업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수 초기부터 매수자가 나타날 경우 언제든 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상황이다.

유진그룹측은 이에 대해 "경쟁력 있는 사업분야에 집중한다는'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아래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근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그룹의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를 느꼈고, 유진투자증권의 매각 역시 이런 맥락으로 검토했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사모투자펀드(PEF)도 증권사를 인수하면 적어도 5년간은 회사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매진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수했다던 유진그룹이 불과 2년도 안돼 매각으로 입장을 선회, 자칫 증권업 전체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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