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證, 매각가 3000억원대 추정

더벨 전병윤 기자 2008.09.1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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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증시침체 부담...HSBC 등 5개사 관심

이 기사는 09월09일(15:5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유진그룹이 녹록지 않은 재무부담을 타개하기 위해 유진투자증권 (4,820원 ▲35 +0.73%)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유진투자증권 매각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우선 증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제 값을 못 받고 팔 확률이 높거나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더구나 지난해말부터 감독당국이 신규 증권사 설립을 허용하면서 증권업 라이선스에 대한 프리미엄이 떨어진 것도 유진투자증권의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이 올초 자회사 교보증권 매각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반년이 넘도록 이렇다할 진척을 보이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매각가 3000억원대 추정 = 유진투자증권의 매각가는 대략 3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의 순자산은 6632억원으로 증권업 평균 주가순자산배율(PBR) 1.5배를 곱하면 총 1조3264억원이다.

여기에 유진투자증권의 경영권을 확보한 유진기업의 지분율 24.09%를 인수한다고 가정했을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매각가는 3195억원. 단순계산하면 유진그룹이 인수했던 가격인 1800억원보다 2배 가량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다만 이 계산법은 과거 증권사의 인수·합병(M&A)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최근처럼 시장 상황이 악화된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훨씬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엔 판매자 위주의 시장이었던 반면 현재는 매수자가 주체가 됐다"며 "증권업 평균 PBR도 1.2배로 낮아졌고 이를 유진투자증권에 대입하면 적정 시가총액은 7500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7500억원의 24%인 1850억원에서 프리미엄을 붙이면 2500억원대 수준이 적정하다"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감점 요인. 지난 1분기 유진투자증권은 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전기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더구나 유진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등에서 이렇다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업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자회사인 유진자산운용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6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총 수탁액은 3조397억원(5일 기준)으로 전체 58개 가운데 28위에 해당하고,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1조4931억원으로 업계 19위권.

유진자산운용은 자산운용사의 역량을 평가하는 척도인 주식형펀드를 보면 대표 상품이 없다는 점 때문에 '양과 질' 모두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잠재 후보군 HSBC 등 5군데 거론 = 현재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할 잠재 후보군으로는 대략 5군데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우선 국내에 증권 지점을 갖고 있는 외국계 은행인 HSBC쪽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HSBC는국내 증권 지점만 설립한 상태. 그간 HSBC는 증권업 진출을 내심 희망하면서도 적당한 규모의 매물을 기다려왔다는 분석이다.

또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을 출범시킨 국민은행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현재로선 소형사에 불과한 KB투자증권을 대형 종합증권사로 키우기 위해선 추가 인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증권 및 자산운용업 진출을 적극 노리는 롯데그룹과 올초 신흥증권(현 HMC투자증권)을 사들인 현대차그룹도 후보군으로 업계에선 거론되고 있다. 흥국증권중개를 보유 중인 태광그룹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를 원하는 곳은 최근과 같은 상황이 저가 매수 시기"라며 "문제는 가격인데, 매도자의 재무상황이 얼마나 긴박한지에 따라 가격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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