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올해는 끝났나?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9.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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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자금시장 불안 "연내 추가인상 어렵다" 전망에 무게

- 원/달러 환율, 한달만에 10% 급등
- 물가, 기저효과로 10월부터 안정
- 자금시장 불안, 금리인상론에 쐐기


최근 원/달러 급등으로 향후 수입물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인상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최근 일부 대기업에 대한 유동성 위기설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자금시장의 불안이 크다는 점에서 연내 추가 금리인상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오는 11일 열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가 5.25%로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일 1117.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4∼5일 이틀간 30원 정도 내렸지만, 지난달 5일(1017.9원)과 비교하면 한달만에 100원, 10% 가량 뛰어오른 셈이다.

대개 환율 급등은 수입물가, 생산자물가의 상승을 거쳐 소비자물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환율이 급등한 지난 7월에는 수입물가가 지난해 대비 50.6% 뛰었고, 1∼2개월 뒤 소비자물가로 연결되는 생산자물가도 12.5% 급등했다.

한은에 따르면 환율의 1% 상승은 물가를 0.08%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최근의 환율 급등은 글로벌 강달러에 기댄 것이라는 점에서 당국이 적극적 개입을 통해 찍어누르기도 어렵다. 환율 상승을 일부 용인하는 대신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이번달부터 국내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향후 물가가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지난해 10월 이후 물가가 급등한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10월부터는 전년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까지 2.5% 아래에 머물러 있다가 10월 3.0%로 뛰어오른 뒤 11월 3.5%, 12월 3.6%로 치솟았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였는데 더 올라갈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연말에는 지금보다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금호아시아나, 두산, STX그룹 등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운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금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도 금리인상을 반대하는 근거로 제시된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일부 대기업에 대해 유동성 관련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금융긴축 정책을 쓸 경우 큰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며 "금리인상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말을 거쳐 내년으로 가면서 경기둔화세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금리인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내년에 경기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9월 이전의 물가 상승을 이유로 금리를 한번 더 올린다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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