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원화채권에 투자할 때 스왑시장을 통해 환위험을 헤지하기 때문에 채권을 산 이후 환위험에서 자유롭지만 환율 상승으로 채권금리가 오를 경우 투자 손실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9월 만기 6조9000억원..10일 5조원 집중
지난 5월까지만해도 8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영업손실 확대와 국책 모기지 금융기관의 부실 우려로 해외 투자은행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내 채권을 매도했다.
9월 만기 도래 규모는 줄었지만 특정일에 만기가 몰려있어 9월 위기설을 키우고 있다. 전체 만기의 83%인 5조7000억원이 오는 9일과 10일에 집중돼 있다.
▲외국인 9월 채권 만기 현황, 출처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the bell, 단위 :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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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채권 만기와 스왑 계약이 하루 이틀 정도의 만기 불일치를 보이고 있는 정도"라며 "외국인들이 재투자에 나선다면 5일부터 시장 움직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재정거래익이 크지만..'환율 안정이 우선'
외국인 채권 투자 만기 도래자금이 재투자될 것이란 가장 큰 근거는 달러를 들여와 스왑시장에서 원화로 바꿔 채권을 살 경우 얻을 수 있는 무위험 차익거래 이익이 전보다 확대됐다는 점이다.
2일 현재, 외국인들이 달러를 빌려와 1년만기 통화안정증권에 투자했을 경우 거둘수 있는 무위험차익거래 이익은 2.53%포인트에 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외국인 채권 순매수가 6조4486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당시 월 평균 무위험 차익거래 이익 2.40%포인트였고 5조253억원을 순매수했던 1월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3월에는 4조원 가량의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가 돌아왔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넘긴 점도 9월 대란설을 진화하는 근거이다. 3월 외국인들은 5조7690억원을 순매수했다. 만기 도래를 감안하면 약 1조7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3월에도 대규모 만기에도 외국인들은 채권을 샀다"며 "9월에도 같은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좌 : 무위험 차익거래 유인 추이 (%p), 우 : 달러/원 환율. 출처 : 한국은행
그러나 8월 중순 이후 급등하기 시작한 환율은 1134원까지 치솟았다. 한 달 사이에 무려 120원가량이나 오른 것이다. 환율이 오르면서 채권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금리를 띄우고 있다.
스왑시장을 통해 달러를 원화로 바꿔 환위험을 회피했지만 채권금리가 오른다면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오히려 환율이 안정되고 채권금리 상승세가 멈췄을 때 재정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무위험 차익거래 유인이 커졌지만 환율이 급등하는 등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채권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