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청와대 측은 이날 오전 9시40분쯤 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한미 정상회담장으로 안내하던 중 계단 앞에 걸린 한반도 지도를 가리키며 "디스 이즈 독도(여기가 독도다)"라고 말하자 부시 대통령이 "아이 노우 독도 아일랜드"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당시 경호 차원에서 수행원과 기자들이 두 정상으로부터 다소 떨어져 걸어 정확한 대화 내용을 확인하는 데 혼동이 있었다는 것.
부시 대통령이 독도에 관심을 보이며 이 대통령에게 친근감을 표시한 것은 변함없지만 "아이 노우 독도 아일랜드"와 "이즈 댓?" 사이에는 상당한 뉘앙스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아이 노우 독도 아일랜드"라는 발언은 미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표기 변경과 관련한 부시 대통령의 원상회복 지시와 함께 독도 문제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돼 우리 측 입장에 상당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잠깐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던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청와대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다시 '아이 노우'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뒤집으면서 재차 논란이 됐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독도 아일랜드'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두 정상을 근접 보좌했던 통역관이 '아이 노우'라는 부시 대통령의 발언을 들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이 "이즈 댓?"이라고 말한 뒤 "아이 노우"라고 덧붙였다는 얘기다.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풍기는 부시 대통령의 독도 발언 논란은 우여곡절 끝에 이 대변인의 공식 확인을 통해 "이즈 댓?", "아이 노우"로 결론지어지며 일단락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3시간 30분 동안 양국 정상이 빡빡한 일정을 치렀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정상간 발언을 전달하는 데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적 관심사인 독도 문제에 대한 정상들의 발언을 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빈틈을 보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