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②]한화그룹 때문에 ..'헉헉'

더벨 박홍경 기자, 황은재 기자 2008.08.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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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주택건설사]그룹 M&A 자금줄..대우조선 인수땐 큰 부담

이 기사는 08월06일(08:4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화건설은 재계 10위인 한화그룹의 후광을 업고 주택사업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시공능력 12위(2007년말 기준)로 뛰어 올랐다. 하지만 대한생명보험 인수 등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재무구조가 취약해지는 현상도 감내해야 했다.



한화건설은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유출로 차입금 부담이 대폭 늘어났다. 특히 김승연 회장까지 나서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한화건설이 또다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외형은 확장되지만 한화건설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부담이 예고된 셈이다.

◇차입금 1조3334억원 '전년대비 2배↑'..현금흐름 1457억원 마이너스 전환



한화건설의 지난해 말 차입금은 1조3334억원으로 전년말 6271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차입금 급증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대형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주택건설 비중은 운전자금 부담과 이로 인한 유동성 악화로 이어졌다.

준공현장인 부산 메가센텀 아파트와 대덕 테크노밸리, 인천 논현 아파트 미수금 부담이 6월말 현재 1086억원에 달한다. 매출채권은 2006년 2657억원에서 지난해 5703억원으로 늘어났다. 재고자산도 2006년 5855억원에서 지난해 6129억원으로 증가했다. 운전자본 투자액은 2006년에 전년대비 399억원 줄었으나 지난해에는 2408억원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은 986억원에서 지난해 -1457억원으로 마이너스 반전했다. 잉여현금흐름도 -534억원에서 -1615억원으로 마이너스 폭이 깊어졌다.

사실 더 큰 문제는 그룹의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한화건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데 있다. 차입금 증가의 대부분이 대한생명 지분 인수와 관련돼 있다.

자금과부족이 1조원에 달하자 한화건설은 3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이어 소공동 빌딩 등 자산매각을 단행했지만 결국 차입금을 급하게 늘려나갈 수밖에 없었다.

2008년 3월말 현재 한화건설의 단기차입금은 3161억원이다. 유동성장기차입금까지 더할 경우 1년 내에 갚아야할 돈이 4472억원에 이른다. 지난 5월 18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같은 달 23일 만기도래한 600억원과 기업어음 상환에 나서면서 유동부채는 줄였다. 3월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27억원에 불과하다.



한화건설의 우발채무는 3월말 현재 1조6237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한화건설이 보증을 서거나 채무인수 약정을 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3490억원이다.

문제는 분양율이 다른 사업장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일산 가좌마을(ABCP 1570억원)과 뚝섬지구 서울숲1블록(ABCP 1600억원)이다. 두 사업장의 ABCP 규모는 한화건설 관련 전체 ABCP 가운데 90.7%를 차지하고 있다.



◇대생 숨돌리니 DSME 리스크 불거져

한화건설은 지난해 대한생명 지분 22.35%를 인수하기 위해 8617억원을 쏟아 부었고, 현재 보유지분율이 28.95%다. 지난 5월에도 그룹차원에서 진행한 제일화재해상보험의 지분(0.99%) 인수를 위해 51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향후에도 24%(약 1000억원)를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6월에는 한화석유화학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128억원을 썼다.

문제는 앞으로도 그룹차원에서 진행하는 사업 재편 과정에서 한화건설의 역할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최근 한화그룹이 예금보험공사와의 대한생명 지분 인수 관련 소송에서 승소했고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상사중재위원회가 한화의 대한생명 주식 매매 계약에 대해 '적법' 판정을 내림에 따라 한화가 대한생명 지분 16%를 추가로 인수하게 된 것. 물론 한화건설이 이번에도 주도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한화건설이 대우조선해양 M&A에 대비해 자산을 유동화시켜 인수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첫 번째 후보는 군자매립지다.

군자매립지는 장부가가 5348억원으로 한화건설 입장에서는 무수익자산이다. 이자비용과 세금 등 직간접적 기회비용을 발생시켜 재무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2006년 6월 시흥시에 5600억원에 매각하고 계약금 700억원 수령했다. 4900억원의 잔금은 올 연말경 사업용지로 회수해 향후 분양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군자매립지 유동화는 대한생명 인수로 악화된 한화건설의 재무안정성을 개선시킬 것으로 예상되던 이벤트였다"며 "한화건설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유동화는 필수조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건설은 3월말 현재 장기차입금과 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차입금 포함) 비중이 각각 67.4%와 32.6%다. 장기 비중이 단기의 두 배에 달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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