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01일(08:0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종합시공능력 3연패에 빛나는 대우건설도 분양경기 침체로 입은 내상을 숨길 수 없었다. GS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다른 'Big 4' 건설사에 비해 건축과 주택부문의 의존도가 매출의 52.2%로 높아 타격이 더했다.
◇차입금 2배 늘고, 현금은 절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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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1분기에 대한통운 인수 자금으로 1조6457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썼다. 대우건설은 금호그룹의 대한통운 인수 전체 금액 4조1040억원 중 40.1%를 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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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용을 위해 자체자금 5497억원과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한 자금 5460억원(액면 이자율 2%, 만기보장수익율 9%), 인수금융을 통해 5500억원(CD+1.7%금리)을 조달했다.
차입금규모는 2007년말 8881억원에서 올 1분기 2조1599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반면 현금성 자산의 규모는 2007년말 1조127억원에서 2008년3월말 현재 553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3월말 현재 보유 현금성 자산은 총차입금의 4분의 1을 밑돌아 금융부채 상환부담이 커졌다.
◇운전자금 늘고, 영업현금흐름은 적자로
운전자금은 2007년말 현재 3조원 수준으로 2005년 이후 2년만에 1조원 가량이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절반에 달한다. 운전자금 부담이 커진 가장 큰 원인은 주로 주택공사에서 발생한 공사미수금이다. 2006년말 1조7513억원이던 미수금은 2008년 3월 현재 2조1776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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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금 증가와 신규 착공 지연으로 선수금 유입이 줄면서 지난해 영업활동에서 2400억원 이상의 자금 부족이 발생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과 비슷한 패턴이다. 2007년 배당금 지급(1696억원), 유상감자(4614억원) 등도 자금흐름을 꼬이게 할 수 있었지만 남대문 대우센터 빌딩 매각대금(9600억원)으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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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사업과 관련해 시행사 지급보증이나 채무인수를 제공한 우발채무는 SOC 사업보증을 포함해 올해 3월말 현재 4조517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말 3조6509억원에서 불과 3개월만에 1조원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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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로 설립한 SPC인 까사보니따 제1~6차 시리즈를 통해 지난 4월 이후에만 5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각 사업장의 분양성과나 분양대금의 회수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대우건설이 시행사 채무를 일부 떠안아야 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게 평가사들의 진단이다. 다만 대우건설의 재무구조나 자금창출능력, 담보가치 등을 고려할 때 우발채무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재무안정성이 망가질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대한통운 부담 해소가 관건
대우건설의 자금사정은 앞으로도 당분간 빠듯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자 SOC법인 출자, 거액의 배당금 지급(2007사업연도 배당금 1620억원) 등 돈이 필요한 곳은 계속 있다. 해외부문 역시 국내 주택시장 침체로부터 버팀목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수주여건이 좋은 플랜트 부문은 비중이 낮고 개발사업 위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대한통운에 묶인 자금을 서둘러 회수하는 게 관건이다. 투자자산 총 2조5300억원 중 대한통운 지분 투자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2%다. 31일 기업설명회(IR)에서 밝힌 대로 대한통운이 대규모 유상감자를 단행할 경우 차입금 상환과 운전자금 등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또 보유 토지(장부가 2802억원), 건물(1772억원), 상품부동산(3275억원) 등 수익에 기여하지 못하는 자산과 GK해상고속도로(1868억원) 등 3107억원 규모의 민자 SOC 지분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보충할 수 있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애널리스트는 "20%대 미분양율은 감당할 수준이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 스케줄이 꼬여있다"며 "대한통운 인수자금까지 겹쳐 상황이 어려워졌으나 대한통운 투자금만 회수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