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방송사고, BJ 알몸이 보고싶어?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08.0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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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BJ S의 인터넷 방송화면↑ 해당 BJ S의 인터넷 방송화면


"BJ '노모'(노 모자이크) 사진 부탁~ 굽신굽신~" "굽신거려도 못 줘요"

1일 '은밀한' 부탁이 이어졌다. 그만큼 아프리카 방송사고의 여파는 대단했다. 사람들은 전날 새벽 생방송을 진행하다 술에 취해 방송이 끝난 줄 알고 알몸을 노출시켜버린 여성 BJ(Broadcasting Jockey)를 보고 싶어했다.

관련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주요 포털 검색어 순위에는 '아프리카 방송사고'가 1위를 차지했다. 동영상 공유사이트 검색창에 '아프리카'를 치면 '대박 알몸노출 사고' 등 자극적 문구로 관련 동영상이 수백 개씩 올라왔다.



'늘 그렇듯이' 원본 영상자료를 찾아 헤매는 네티즌들을 노리는 낚시성(선정적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것) 게시물도 넘쳐났다. 한술 더 떠 어떤 이들은 블로그에 BJ 사진이라며 '떡밥'을 던져 놓고 '낚여' 유입되는 트래픽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날 해당 BJ가 "죄송하다. 고의가 아니다. 사진이나 동영상 있으면 지워달라"며 부탁하고 사이트 관리업체인 나우콤 (111,200원 ▲1,800 +1.65%)이 "음주로 인한 잠깐의 사고"라고 해명해도 소용없었다. 일부 네티즌들이 "불쌍하다. 그만하자"고 말려도 폭발한 관심은 수그러질 줄 몰랐다.



"노모를 봤다"는 일부 네티즌은 "그냥 일반인이다. (보면) 후회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사실 '음란성'으로 치자면 훨씬 섹시한 몸매에 더 적나라한 사진과 동영상은 인터넷에 얼마든지 있다. 나아가 아무 파일 공유 사이트나 들어가서 '일반인'을 검색하면 수도 없는 '야한' 영상이 쏟아지는 요즘이다. 화상채팅, 휴대폰 촬영 등으로 유포되는 비상업적인 보통 사람들의 선정적 노출은 흔하다.

따라서 사람들을 자극했던 핵심요인은 여성의 나체와 사생활 유출에 '방송사고'라는 특이한 상황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방송사고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인디밴드가 지상파 방송에 나와 성기를 노출시키고 파리가 뉴스 진행자를 괴롭히고 여자 연예인의 속옷이 엿보일 때면 항상 그랬다.

하지만 이번은 일반인의 인터넷 개인방송이었다는 점에서 다르다. 방송사고가 권위 있는 사람, 기존의 매스미디어와 관련 없어도 사람들에게 파급력을 가질 정도로 인터넷 미디어 기반이 발달한 것이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는 "이번 아프리카 방송사고에 사람들이 보인 관심은 단지 알몸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방송사고라는 소재 자체가 흥미를 끌었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인터넷 개인방송도 불특정 대중이 볼 수 있는 시대다. 그만큼 사이버세계에서 공공성과 책임성의 문제는 더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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