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달만에 소비감소…경기전망도 '캄캄'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07.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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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소비재판매 1.0%↓, 2006년7월 이후 처음
-투자·생산 둔화 연쇄반응… 내수부진 가속화
-동행·선행지수 5개월째 동반 하락

고유가로 물가가 오르자 결국 소비마저 감소하기 시작했다. 소비감소는 투자와 생산둔화 등 연쇄반응을 일으켜 내수부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수출이 우리 경제의 유일한 돌파구이지만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이어서 향후 경기전망 역시 어둡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재판매는 전년동월보다 1.0% 감소했다. 지난 2006년 7월(-0.6%)이후 23개월 만에 첫 감소다. 감소폭은 2005년 1월(-3.3%) 이후 가장 크다.



이태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물가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자동차, 휘발유,경유 등을 중심으로 한 수요부진이 소비감소를 이끌었다"며 "물가상승에 따른 심리적 부담도 내수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소비가 감소하면 생산과 투자는 둔화될 수 밖에 없다. 6월 생산은 6.7%에 그치면서 전달(8.6%)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특히 내수용 출하는 0.4% 증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는 전년동월대비 4.4% 증가했으나 기계류 내수출하는 0.8% 감소했다. 자본재 수입으로 투자가 증가했을 뿐 기업들의 실질적인 투자활동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 체감경기가 1년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투자부진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제조업 업황 기업실사지수(BSI)는 76으로 2006년 8월(72)이후 가장 낮다.

소비, 생산, 투자 등 내수지표를 보면 좋은 것이 하나도 없다. 그나마 수출이 우리경제를 이끌고 있다. 생산이 6.7% 증가한 것도 수출 때문이다.



생산이 늘어난 품목은 반도체 및 부품(25.0%), 영상음향통신(13.8%) 등 수출과 관련된 품목들이고 내수용 출하가 주춤한 반면 수출용은 10.9%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다. 수출 호조는 경상수지를 7개월 만에 흑자로 돌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수출이 언제까지 우리 경제를 이끌지 의문이다. 최근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자원부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해서인데 유가 하락은 이들 나라의 성장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석유정제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수출가격이 올라 재미를 봤는데 유가가 하락하면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수출 호조세 지속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경기전망도 어둡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5포인트 떨어지면서 5개월째 하락했다. 향후 경기전망을 예고해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역시 지난달보다 1.1%포인트 떨어졌다. 벌써 7개월째다. 생산의 호황과 불황을 나타내는 생산확산지수는 52.7로 지난 12월 이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 국장은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경기하강이 좀 더 심화된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생산확산지수 역시 향후 생산활동이 부진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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