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재개… 노조 변수는 여전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김익태 기자 2008.07.3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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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확약서 받고 실사 저지 철회… 약속 불이행시 투쟁 재개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재개된다. 대우조선 노조가 매도자 실사 저지를 철회했고, 산업은행은 즉각 실사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 내부에서조차 실사 저지 철회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찬성하는 쪽도 약속 이행이 안될 경우 다시 투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남은 일정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확약서 받고 실사 허용= 이세종 대우조선 (32,750원 ▲1,150 +3.64%) 노조위원장은 30일 대우조선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분매각관련 노사 공동위원회 확약서를 바탕으로 오늘부터 매도자 실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8일 사측을 대표한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과 노조를 대표한 이 위원장은 현행 단체협약 및 노동조합을 승계하며 지분 매각 이후 전 구성원들의 고용을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노사공동위원회 확약서에 서명했다.



이 위원장은 "산업은행장의 서명을 받으려 했지만 관례상 국책은행장이 직접 서명을 하기 힘들어 구두로 약속을 받았다"며 "오늘 기자회견도 산업은행의 위임을 받은 경영진과의 약속을 공개해 공식화시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매수자 실사, 우선협상자 정밀실사 등에 대해서는 시기와 약속 이행여부 단계별 전략에 의해 허용범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입찰참여 업체에 대한 적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물론 외압에 의한 졸속 매각 방지를 위해 3자(노동조합, 회사, 산업은행) 실무 협의를 지속적으로 운영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변수 여전= 대우조선 노조의 실사 저지 철회에도 불구하고 '노조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당장 노조 내부에 '노노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이 위원장의 기자회견도 일부 노조원들이 확약서에 노조의 매각과정 참여 조항이 없다며 반발해 진행이 차질을 빚었다.


이들은 "확약서는 노조원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확약서 내용은 법적으로 유효하다"며 "노조 내부의 동의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노조 집행부 선거가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는 점도 '노-노 갈등'을 부채질할 수 있는 요소다.

실사를 허용한 노조 집행부도 약속 이행이 제대로 되지 경우 언제라도 총력 투쟁을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인 매각 과정에의 노조 참여 문제는 그대로 숙제로 남아있다.



◇이르면 다음달 초 매각공고= 산업은행은 노조가 실사 저지를 철회한 만큼 곧바로 실사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노조 내부의 반발은) 노조 집행부에서 컨트롤 할 내용"이라며 "집행부에서 철회를 한만큼 실사는 오늘부터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도자 실사가 재개됨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초 매각공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시간 단축을 위해 공고를 내고 실사를 병행할 수도 있다"며 "다음달 초 공고도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매각 공고 후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인수의향서(LOI) 접수 및 투자안내서(IM, 인포메이션 메모랜덤) 배포, 입찰적격업체(숏리스트) 선정을 위한 예비 입찰, 본입찰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 중 우선협상자대상자가 가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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