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지속될까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2008.07.2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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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만에 월간 흑자… 한은 "7월도 흑자 또는 균형"

경상수지가 7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 추세는 7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하반기로 갈수록 경상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 호조, 경상 흑자 '효자'=고유가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수출 감소 효과로 우려됐던 지난 달 경상수지는 예상과 달리 18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폭은 5월의 3억8000만 달러보다 크게 확대됐다. 이로써 올 들어 6월까지 경상수지적자는 53억50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경상수지 흑자에는 수출이 효자 노릇을 했다. 유가상승과 화물연대 파업이 복병으로 거론됐지만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상품수지에서 34억80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다.

상품수지는 고유가로 인해 수입증가율이 33.0%에 달했지만 수출증가율이 5월 22.5%에서 30.5%로 확대되면서 흑자규모가 6억1000만 달러에서 34억8000만 달러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수출 증가율은 26.9%에서 16.6%로 둔화됐지만 5월 통관 물량 중에서 미 인도된 선박수출 분량이 6월로 넘어오면서 국제수지 기준으로는 커졌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료 및 연료제품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96.5% 급증했고, 특히 석유제품의 경우 119.4% 늘어 수출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재룡 국제수지팀장은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석유제품이나 원유 시추선 및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관련 상품 수출과 자원부국으로의 수출이 늘어 경상수지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수입의 경우 통관기준으로 377억6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32.4% 증가했다. 그러나 원유 등 에너지류의 수입을 제외하면 19.6%로 둔화됐다.

원유 단가가 지난해 배럴당 61.4달러에서 104.4달러로 39달러 상승한 영향이 컸다. 원유 도입액도 270억 달러에서 437억 달러로 167억 달러 늘었다. 한은은 석탄 등 비석유류 원료 수입액 71억 달러를 포함할 경우 유가 등 원료 상승이 경상수지 적자에 미친 영향이 155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소득수지 흑자는 배당 및 이자수입 증가로 5월 4억6000만 달러에서 8억3000만 달러 흑자로 확대됐다.

◇여행수지, 자본수지는 '악화'=반면 서비스수지와 자본수지는 크게 악화됐다.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외국인들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내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운수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고 여행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전월 11억7000만 달러에서 21억3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여행수지 적자가 10억7000만달러로 전달보다 2억3000만 달러 늘어난 게 주요인이다.



출국자 수가 전달보다 감소했다는 점을 보면 1인당 해외여행 경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외국인 수도 쇠고기 파동이나 화물연대 파업 등의 탓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수지의 경우 39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이후 3개월째 적자행진이다. 증권투자수지가 5월에는 73억4340만 달러 순유입에서 6월에는 57억2370만 달러 순유출로 뒤바뀌었다. 외국인들이 주식이나 채권을 팔아치우고 한국시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증권시장에서 80억 달러를 빼 내갔다. 주식에서 뺀 자금이 52억1850만 달러로 올 1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채권에서도 5억6520만 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양 팀장은 "지난 해 외국인들이 평가이익을 많이 봤는데 올해는 평가손이 더 크게 났다"며 "외국인 주식매도는 한계에 온 것으로 생각하며 최근에는 순매수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로 인한 자본수지의 급격한 유출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 흑자행진 언제까지=한은은 7월에도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거나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수지 흑자 증가세가 지난해 상반기 44%에서 하반기 56%로 늘어난 것에서 보 듯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이 더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수출 차질액이 7월로 이월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인데다 6월 선박 인도금액의 이월 등을 감안하면 흑자 또는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 팀장은 "상품수지 흑자 증가세가 상반기에는 약세를 보이다 하반기로 가면서 강세 추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균형 내지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유가가 안정되고 세계 경제 둔화가 이어진다면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며 "서비스수지 등이 불안하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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