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철 현대차 사장 "중앙교섭 개선이 우선"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07.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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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조건과 무관한 이유로 파업, 임금교섭도 제대로 못해"

윤여철 현대자동차 사장은 23일 "중앙교섭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부터 개선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이날 직원 가족들에 보낸 가정통신문을 통해 "휴가 전 임금교섭타결이 무산되고 파업의 피해 속에 맞이하는 하기휴가라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도대체 언제까지 중앙교섭문제로 우리 임금교섭이 중단되어야 하는지, 이 때문에 하기휴가조차 홀가분한 마음으로 맞을 수 없는 지금의 현실이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윤 사장은 "중앙교섭 참여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며 앞으로 엄청난 혼란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이고 생존마저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주 동안 금속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이유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등 우리와 상관도 없고 회사가 처분할 수도 없는 요구안을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중앙교섭 때문에 임금교섭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파업의 아픔만 겪어야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근로조건과 아무 상관도 없는 이유로 파업을 해야 하는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무조건 중앙교섭에 참여하라'는 금속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현재의 산별교섭 구조는 중앙-지부-지회교섭을 해야 하고, 이로 인해 이중삼중의 파업과 혼란을 피할 수 없다"며 "이런 문제점을 뻔히 알면서 중앙교섭에 참여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노사는 지난 20여년간 기업별 노사교섭을 통해 수많은 제도를 만들어 왔다"며 "노조 스스로도 중앙교섭의 문제점을 인정한다면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점을 개선하고 그 다음에 중앙교섭을 하자고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 사장은 "중앙교섭문제는 회사의 생존과 직원들의 고용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개선하자는 것"이라며 " 이러한 회사의 의견은 무시한 채 노조에서는 무조건 중앙교섭 참여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만일 회사가 많은 문제점이 있는 제도를 도입하자고 노동조합에 요구하면 노동조합이 수용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윤 사장은 "휴가를 가게 되면 지금 주위의 경제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파업에 나서는 현대차를 바라보는 고객과 국민들의 시선이 얼마나 차가운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될 것"이라며 "휴가 이후에는 하루빨리 지부교섭을 마무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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