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21일(14:2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한국기업이 세계 유수의 기업을 사들였다는 자신감의 발현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영업이익과 같은 명확한 기준이나 데이타가 있다면 쉽게 순위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흔히 '명품'이라고 불리는 분야에서는 이런 작업이 쉽지 않다. 기준 자체가 애매하고 품질, 가격, 소비계층 등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
롯데는 길리안 외에 이탈리아의 페레로 로쉐(Ferrero Rocher), 스위스의 린트(Lindt)를 세계 3대 명품이라고 밝혔다. 이 중 린트는 1845년 취리히에서 설립된 150년 전통 초콜릿 명가고, 페레로 로쉐는 금박포장과 울퉁불퉁한 볼 형태의 초콜릿으로 국내 수입브랜드 판매1위로 꼽힌다.
그런데 초콜릿 마니아들로부터 세계3대 명품으로 꼽히는 회사들은 따로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여기서 너무나 답이 뻔한 질문 하나.
그럼에도 불구, 롯데가 길리안에 '세계 3대'라는 수식어를 붙여준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당연히 "롯데가 인수했기 때문"이 될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신문과 방송은 별 '딴죽'을 걸지 않고 이 표현을 그대로 수용, "롯데가 세계 3대 명품 초콜릿 기업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만일 롯데가 다른 초콜릿사를 사들였다면? 실제로 그럴 뻔했다.
롯데는 길리안 이전에 벨기에의 고디바 인수 작업을 먼저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리안은 일본 롯데를 주축으로 현지의 미즈호은행(Mizuho Bank of Japan)을 주관사로 삼아 인수 작업을 추진했다.
고디바는 국내에서 인수 작업을 추진했으나 가격문제로 협상이 난항을 겪다가 중단했다.
고디바 인수를 성사시켰다면 두말할 것 없이 롯데는 보도자료에 '고디바=세계 3대 명품'란 수식어를 붙였을 것이다.
회사가 달라져도 대부분의 언론은 지금과 별 차이 없는 제목을 뽑았을 것이다. "롯데가 세계 3대 명품 초콜릿 기업을 사들였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