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8일만에 최저..당국의 '힘'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2008.07.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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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내·외 개입 병행..상승 심리 '여전'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급락하며 18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당국은 역외와 역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환율 하락을 틈 타 저가 달러 매수에 나서는 쪽도 많아 환율 상승 심리가 완전히 잠재워지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2원 급락한 1032.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1037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으나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되며 낙폭을 늘렸다. 한때 1030원이 붕괴, 환율은 1026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날 기획재정부와 한은의 외환시장 안정 대책에 이어 한은은 이날도 강도 높은 개입 의지를 밝혔다. 환율 상승 기대 심리가 사라질 때까지 고강도 개입을 한다는 것이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외환시장에서 환율 상승 기대심리가 없어질 때까지 강력한 조치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두개입과 동시에 한은의 실개입이 동반된 것으로 관측됐다. 개입은 실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은밀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은행 한 외환딜러는 "개입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한데 조용하게 이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외환당국의 개입은 전날 뉴욕의 역외시장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관측됐다. 금융시장이 불안했음에도 불구하고 NDF(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현물환 종가보다 7원 이상 급락한 것이다.

외환당국의 이 같은 전방위 개입에도 불구하고 달러를 사고자 하는 쪽은 더욱 적극성을 띄었다. 정유사 등을 비롯한 수입 업체들은 환율 하락을 기회 삼아 달러를 싸게 사려고 한 것.

조영진 NH농협 차장은 "최근 며칠 사이 환율이 크게 내리면서 수입업체들은 달러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다"며 "이 때문에 1020원대로 내려갔던 환율이 1030원대로 복귀했고 장 마감을 앞두고서 1030원대 초반에서도 결제 수요는 꾸준했다"고 전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수요 우위의 수급구도와 외환당국의 환율 하락 의지간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달러 매수에 적극적인 역외세력들과 외환당국의 신경전이 관전 포인트다.

시중은행 딜러는 "외환당국의 의지에 따라 역내는 순응하고 있지만 역외가 꾸준히 달러 매수 포지션을 쌓으면서 외환당국과 충돌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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