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손실 펀드매니저, 자살위장 도주 끝 철창행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7.03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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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생활 명문가 2세, 1개월만에 자수..애인도 위증혐의

고객들에게 거액의 손실을 입힌뒤 자살극을 꾸몄던 펀드매니저가 한달 가까운 도피 행각 끝에 결국 자수,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펀드사기로 수배중이던 사뮤엘 이스라엘 3세(48.사진)이 이날 매서추세츠주의 소도시 사우스윅 경찰서에 자수했다.

헤지펀드 베이유 자산운용 대표였던 이스라엘은 지난달 9일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한 다리 옆에 자신의 SUV 차량을 버려두고 사라졌었다. 당시 먼지 덮인 차의 본네트에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과거 인기 TV 시리즈 '매시(M.A.S.H.)'에서 인용한 '자살하면 고통도 없다(suicide is painless)'라는 글귀가 휘갈겨 적혀 있어 자살 가능성이 대두됐다.



거액손실 펀드매니저, 자살위장 도주 끝 철창행


지난 4월 법원에 의해 피라미드식 사기 혐의로 20년 형을 선고받은 이스라엘은 이날 매사추세츠주 감옥에 출두해 수감될 예정이었다.

1995년 베이유를 설립한 이스라엘은 투자자들에게 피라미드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해 운용했으나 설립직후부터 손실을 기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자산이 최대 4억5000만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해왔으나 이 역시 분식회계를 통한 부풀리기였던 것으로 사법당국은 보고 있다.



결국 총 4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고 법원은 이스라엘에게 투자자들의 손실을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사법당국은 당초 이스라엘이 강으로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으나 이후 위장극으로 판단하고 그를 추적해왔다.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자살위장 현장에 차를 몰고가 본네트 위에 '유언'을 적어둔뒤 동거녀인 데브라 라이언의 차를 타고 달아났다. 동거녀인 라이언은 지난달 19일 기소됐다.


이스라엘은 며칠전부터 모친과의 전화 통화에서 자수 권유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스라엘이 캠핑장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은닉 생활해온 것으로 파악했다.

뉴 올리언즈 명문가 출신인 이스라엘은 늘 최고가 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 온 끝에 자신의 경력과 실적을 부풀려 온 것 같다고 주변사람들은 추론했다.
이스라엘은 헤지펀드가 손실을 입고 있는 중에도 한달 임대료 3만2000달러(3300만원)짜리 주택에서 사는 등 호화생활을 해왔다.
↑사뮤엘 이스라엘이 살았던 월세 3만2000달러짜리 뉴욕주 저택.↑사뮤엘 이스라엘이 살았던 월세 3만2000달러짜리 뉴욕주 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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