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벗되었을 때 더 큰 보람"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07.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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孝의 품앗이, 노인장기요양보험<2-2>

"혼자사는 어르신의 말벗이 되었을 때, 어려운 가정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힘들지만 보람이 크다."

민화노인복지센터의 김민화 원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첫 시행일인 1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4월에 센터를 열어 오늘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5팀이 (방문을) 나갔다"며 "문의가 계속 들어와 설명하느라고 바쁘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1990년 후반부터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복지관을 통한 한글 가르치기, 노인 돌보기 등 자원봉사가 대부분이었다. 노인대상 봉사활동을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러다가 7월부터 시행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알게 됐다. 새롭게 도입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노인이 있는 가정을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20~30명의 요양보호사를 고용하고 수원에 재가서비스시설을 설립했다.

재가서비스시설이기 때문에 대상자는 주로 요양등급 3급이다. 또 부부 노인가 태반이다. 자식들과 떨어져 부부끼리 살다가 배우자 중 1명의 몸이 불편해지면서 혼자 상대방 수발을 들어온 노인들의 문의가 많다.



김 원장은 "3급은 스스로 식사는 하되 밖으로 외출은 어려운 노인들"이라며 "이런 분들은 마음은 멀쩡한데 몸이 말을 안듣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물리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혼자사는 어르신에게 말벗이 되고 자식 대신 병원도 가고 산책도 시켜드리며 감정을 나누게 된다는 설명이다. 부모님을 잘 모시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자식들에게 받는 고맙다는 인사는 덤이다.

김 원장은 "오늘도 한 요양보호사가 3급 판정을 받은 할아버지의 병원가는 길에 동행했다"며 "할머니와 둘이 사시는데 거동이 어려워 병원가는 일이 가장 큰 행사"라고 전했다.


그는 "치매나 중풍이 심해 1급 판정을 받은 노인은 가족들이 목욕시키는 일을 매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전문가라 노인도 편하고 하는 사람도 좀 쉬운 요령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요양보호사 일이 굉장히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며 "집안에만 있어 답답하다는 분이 내가 가면 얼굴에 화색이 돌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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